"저 세상에선 당당하게 걸어 다니렴." 꽃처럼 사랑하던 장애인 딸을 저 세상에 보낸 공무원이 조위금 전액을 장애인복지시설에 기탁해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울산시 이수석(李樹碩·51) 건설교통국장은 4일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하루를 보냈다. 21년간 보살펴온 딸 경은(21)양을 먼저 저 세상에 보내는 날이었다. 경은양은 평생 누워서 지내야만 했던 중증 장애인이었다.
경은양이 평생 일어설 수 없는 선천성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것은 생후 11개월째. 그로부터 경은양은 부모의 온갖 정성에도 불구, 장애가 호전되지 않고 숨지기까지 어머니가 주는 미음을 먹으며 평생 누워서만 생활했다.
이 국장은 10일 장례식 조위금 1,100만원을 시 장애인 복지기금인 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기탁금은 장애인 203명이 생활하고 있는 태연재활원과 정신지체 장애인 41명을 보호하고 있는 어울림복지재단 등에 사용된다.
이 국장은 "이제 경은이는 저 세상에서 지겹던 이부자리를 박차고 당당하게 걸어 다니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을 것"이라며 "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들어온 조위금을 생전 딸과 같이 힘겹게 살고있는 장애인에게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