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 특별검사 수사팀의 진용이 갖취지면서 이제 곧 본격적인 수사활동이 시작된다. 이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는 관련 기관의 불법 행위나 북한으로 송금된 자금의 성격만 규명하는 것이 아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상호 신뢰관계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점 때문에 특검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그러나 그럴수록 특검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신념에 편향됨이 없이 법조인으로서의 양심과 전인격적인 판단에 따라 독립성을 꿋꿋이 유지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주장이나 여론, 사회단체 등의 부당한 영향력은 단호히 배제해야 한다. 검찰이 국민 불신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축소·은폐·봐주기 수사 때문이었다. 특검은 이 같은 오해가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또 수사 대상이나 인물에 있어 '성역'이 없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특검의 성공적인 수사를 위해선 대북 송금 관련 업무를 처리한 기관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번 수사는 검찰의 1차 수사가 없는 상태에서 특검이 처음 하는 수사이다. 따라서 관련 기관들이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취약한 수사 인력과 시설 등 열악한 조건 때문에 법이 정한 수사기간 내에 진실을 밝히기란 매우 힘들어진다. 관련 기관들이 확보하고 있는 대북송금 자료와 정보를 각 기관의 작은 이해관계나 부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특검팀에 제출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 같은 행위는 사건의 실체를 축소·은폐하려는 범죄 행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대북송금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는 앞서 두차례의 특검 때보다도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팀은 '국익' 논쟁에 흔들림 없이 이 사건으로 분열됐던 국론을 통합하고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의 초석이 된다는 자세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 하길 기대한다.
/이 상 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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