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라크전에 반대하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겨냥해 "부시, 부끄러운 줄 아시오!"(Mr Bush, Shame on you!)라고 외쳐 야유와 환호를 동시에 받았던 마이클 무어(49) 감독이 이번에는 부시 대통령 부자에게 동시에 활을 겨누고 있다.무어 감독은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볼링 포 콜럼바인'에 이은 새 다큐멘터리 '화씨 911'(Fahrenheit 911)을 제작하기 위해 멜 깁슨이 운영하는 아이콘 프로덕션에 투자를 의뢰했다. '화씨 911'은 미국이 왜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는가를 부시 대통령 부자와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숙명적 관계를 통해 파헤칠 예정이다.
그는 영화사를 통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의 비극을 어떻게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합리화하는 데 이용했는가를 파헤치는 동시에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음모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어 감독은 부시 전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인 사우디 석유왕 모하메드 빈 라덴이 은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9·11 테러 발생 2개월 전까지도 빈 라덴 일가와 유착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CIA를 통해 은밀히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해 온 과정도 영화에 담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폭력성이 대중의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 언론 때문이라고 주장해 온 그는 최근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맹공을 받고 있다.
그는 "똑똑한 학자와 기자가 많은 미국에서 왜 이런 일을 내가 해야 하는가"라고 언론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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