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003시즌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대전경기가 열리기 30분전. 두 팀 코칭스태프는 원현식 주심에게 선발로 출전할 선수들의 명단을 제출했다. 잠시 후 전광판에 한화의 타순이 아로새겨지자 대전 홈팬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국내의 간판 슬러거 장종훈(35)이 한화의 1번타순에 배치되었기 때문. 4번 타자의 대명사인 장종훈이 1번 타자로 선발출전한 것은 1993년 7월21일 부산에서 벌어진 롯데전이후 9년 8개월 19일만의 일이다.327개로 통산 홈런부분 1위에 올라있는 장종훈은 이전 4경기에서 1번타자로 나섰던 재일동포 고지행이 1할(0.091)에도 못미치는 타율로 부진하자 이날 톱타자로 대신 기용됐다. 1회말에 1루수 파울플라이, 3회말에 삼진으로 물러난 장종훈은 5회에 볼넷을 골라 선두타자로서 기대에 못미쳤다. 하지만 장종훈의 진가는 6회말에 빛났다. 1-1에서 김태균의 투런홈런으로 팀이 3-1로 리드를 잡은후 계속된 2사 1,2루에서 장종훈은 상대투수 유택현의 2구를 통타, 승기를 잡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장종훈은 이날 자신의 35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홈런포를 터뜨려 기쁨이 더했다. 경기가 끝난 후 유승안 한화감독은 "팀내 타자들중 최고참인 장종훈을 톱타자로 변칙기용, 팀분위기를 살리도록 했는데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국내최다승투수(163승) 송진우(37·한화)는 7이닝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따냈다. 한화는 노장 송진우와 장종훈이 투타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쳐 LG를 6-1로 제압하고 2연패후 3연승을 달렸다.
기아는 잠실경기에서 리오스가 6이닝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2승째를 따내고 11안타를 적시에 집중, 두산을 10-3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시즌개막이후 팀최다인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기아 이종범은 이날 2득점을 추가, 724게임만에 프로통산 16번째로 600득점고지에 오르며 이승엽(삼성)의 최소경기(817경기) 600득점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은 부산경기에서 진갑용이 올시즌 첫 만루홈런을 터뜨려 롯데를 9-2로 물리쳤다. 삼성은 기아와 함께 5연승행진을 계속했고 롯데는 5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삼성 김한수는 24경기연속안타행진을 이어갔다. 롯데의 기둥 박정태는 8회말 솔로홈런을 쳐냈다. 인천경기에서 현대는 에이스 정민태가 7회2사까지 2실점으로 호투, SK를 4-2로 따돌렸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다가 올시즌 친정팀에 복귀한 정민 태는 시즌 2승을 따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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