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10일 바그다드에 대한 완전 통제권 확보와 북부 전선의 저항 거점 도시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미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는 키르쿠크와 카네킨을 장악했다. 사실상 전쟁이 끝나가는 분위기지만 미국과 영국은 아직 공식 승리 선언을 미루고 있다.전쟁 언제 어떻게 끝낼까
바그다드를 함락시킨 미군은 10일 산발적인 저항마저 무력화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미·영 연합군은 사실상 이라크 정권을 무너뜨린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 하지만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9일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조기 종전 선언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종전 선언의 선결조건으로 후세인과 지도부 색출·체포 북부 유전지대 장악 이라크 내 테러범 일소 미군 포로 구출 대량살상무기 수색 모든 저항 격퇴 등을 들었다. 정치적 시기 선택만 남은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9일 미 행정부가 승리 선언 택일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자유를 향해'라는 공동 TV 연설을 통해 "이라크 국민은 자유를 얻을 것"이라며 "미·영 연합군은 정복자가 아니라 해방자"라고 주장했다. 양국 정상은 "이라크 유전은 이라크 국민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며 미·영 연합군이 필요 이상으로 이라크에 남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 연설은 지난 8일 북아일랜드 미·영 정상회담때 녹화했던 것으로 이라크 상공에 떠있는 미 공군기의 송출 장비를 통해 이라크 지역에 방송됐다.
북부 전선만 남았다
연합군은 9일 이라크군 수중에 있는 바그다드 북부의 티크리트와 모술, 키르쿠크에 대한 공습과 지상공격을 본격화했다. 쿠르드 민병대는 유전도시인 키르쿠크와 바그다드 동쪽의 거점도시인 카네킨을 장악했다.
빈센트 브룩스 미군 준장은 이라크군 잔여 세력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바그다드 북부 티크리트로 집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특수부대와 쿠르드 민병대를 투입해 주요 도로를 장악, 이라크군이 티크리트로 집결하는 것을 차단하는 한편 시내에 대한 공습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군 왜 맥없이 괴멸됐나
연합군은 전쟁 개시 21일 만에 500㎞ 이상을 진격해 바그다드를 함락시켰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9일 이 같은 전격전은 현대전에서 전례가 없다며 새로운 전쟁모델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연합군의 성공은 첨단기술 무기와 지상군의 신속한 기동을 결합시킨 성과다.
반면 이라크군으로서는 절대적인 전력 열세의 결과였다. 전장 정보와 제공권을 완전히 빼앗긴데다 전쟁 지휘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6개 사단(6만∼8만 명)은 효과적인 저항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후세인이 공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화국수비대를 거점 도시와 인근 지역에 소규모로 분산 배치한 것도 패배를 앞당긴 원인이다. 병력을 재집결할 새도 없이 도시에서 포위되거나 각개격파 당한 것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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