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게임을 치른 올 시즌 프로야구의 초반 홈런 레이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현대 1루수 전근표(26)다.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선제 결승홈런을 때려낸 전근표는 9일 SK와의 원정경기에서 조진호를 상대로 3회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홈런 3개로 공동 1위. 타율도 10타수 5안타 2볼넷으로 5할에 이른다."전근표가 누구지." 웬만한 프로야구 팬도 가져볼 만한 물음이다. 그만큼 그는 프로야구의 화려한 조명탑 뒤에 가려져 있었다. 아마시절(신일고 한양대) 홈런왕 출신의 그가 2000년 입단 이후 거둔 성적은 53안타에 홈런 9개가 고작이었다. 1m85, 84㎏에 당당한 체구에 파워와 근성까지 갖춘 전근표였지만 현대의 막강한 '배팅오더'에 낄 자리가 없었다.
행운은 준비하는 자에게 운명의 신이 나눠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전근표의 모자 창 안쪽에는 '해바라기'라고 적혀 있다. 눅눅한 벤치생활에도 태양을 향한 해바라기처럼 늘 야구만을 생각하며 더 많은 땀을 흘렸던 그에게 박재홍의 이적으로 햇빛이 찾아들었다. 1루수 이숭용이 외야수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4년 만에 그에게 주전 1루수의 기회를 잡게 해준 김재박 감독에게 그는 연일 홈런포로 답례하고 있다.
'돌아온 메이저리거' 조진호는 4와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2홈런) 볼넷 3개로 7실점하면서 국내 첫 공식 데뷔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졌다. 6회에 등판한 송신영의 깔끔한 투구로 현대가 7―3으로 승리했다.
한편 삼성은 부산에서 롯데를 3―0으로 물리치면서 파죽의 4연승을 이어갔다. 마해영은 9회초 3호 홈런을 터트렸고 임창용은 최약체 롯데 타선을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기아도 잠실경기에서 두산을 6―1로 제압, 삼성과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한화는 이범호의 시즌 첫 끝내기 솔로홈런으로 LG에 4―3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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