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골퍼들이 가장 골치아퍼하는 슬라이스의 정체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슬라이스의 원인과 그에 따른 교정방법을 알아보자.슬라이스의 원인을 따진다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크게 구분하면 그립의 부정확성(오른손), 스윙궤도의 이탈, 숙달되지 않은 몸의 회전, 몸정렬(얼라인먼트)의 미숙(볼 포지션을 포함)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카테고리를 나누면 슬라이스를 이해하고 이를 교정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주말 골퍼들은 필드에 나가면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거리를 낼 것인가 아니면 방향성을 선택할 것인가. 거리에 욕심을 내면 볼은 골퍼를 비웃기라도 하듯 페어웨이를 훌쩍 벗어나 산속으로 달아난다. 그렇다고 방향성만을 생각하면 다음 샷에서 항상 채를 먼저 뽑아들어야만 하는 '짤순이'의 설움을 겪게 된다.
방향성과 거리를 모두 잡을 순 없을까. 답은 슬라이스 방지에 있다.
또 슬라이스의 가장 큰 원인은 그립에서 찾을 수 있다. 어드레스때의 그립과 피니시에서의 그립(오른손)의 모양이 변할 때(손가락 그립→손바닥 그립)와 오른손을 너무 강하게 잡았을 경우 방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오른손은 손아귀의 힘과 팔의 힘이 아니라 손가락의 힘으로 잡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립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 왼손은 손바닥 그립(팜그립), 오른손은 손가락그립(핑거팁 그립)으로 잡는다. 즉 왼손은 검지의 두번째 마디와 '여섯번째 손가락'이라고 불리는 새끼손가락 아래 두툼한 손날 부분의 앞쪽을 연결되는 선에 클럽이 오도록 잡는다. 오른손은 손가락을 쭉펴서 2∼4번째 세손가락으로만 오무려 잡는다. 잡을 때는 중지 둘째 마디가 클럽의 밑에 오는 느낌으로 잡으면 된다.
부정확한 그립으로 다운스윙을 하면 내려오면서 클럽을 잡은 손이 불안해 순간적으로 클럽을 다시 잡게된다. 그러면 클럽의 스윙속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단지 공을 클럽 헤드로 강하게 내려치는 강한 임팩트만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클럽은 스윙궤도에서 벗어나고 슬라이스가 생긴다. 많은 초보자들의 슬라이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클럽헤드의 궤도가 방향성에 50%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또 클럽헤드의 궤도는 오른손 그립에 의해 결정된다. 골프의 70%가 그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중요하다.
전설적인 미국의 프로 골퍼 아놀드 파머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제일 나쁜 골프스윙과 제일 좋은 그립을 갖고 있는 골퍼'라고. 그를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바로 좋은 그립이라는 것이다.
'좋은 그립이 좋은 샷을 만든다(Good player good grip, Bad player bad grip)'는 말을 항상 명심하자.
/백승윤 한양골프스쿨 대표·전 PGA프로 vaekssi@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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