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65)의 '가루지기'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1980년대 일간스포츠에 연재될 때 남성의 심벌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변강쇠'캐릭터로 장안의 화제가 됐던 가루지기.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고씨가 영화 감독으로 직접 메가폰을 잡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였다.타고난 청상살 때문에 남편이 줄줄이 죽어 나는 바람에 마을에서 쫓겨난 평안도 여인 옹녀와 삼남의 잡놈 변강쇠가 눈이 맞아 벌이는 이야기다. 고우영 특유의 기지와 해학, 풍자, 유머, 에로티시즘이 넘친다. 외설만이 아닌 것은 옹녀와 강쇠, 장승 등 등장 인물의 서글픈 삶이 비극적이기 때문이다.
가루지기는 삼국지, 수호지 등 중국 4대 기서를 만화로 옮긴 후 고씨가 우리 고전에 눈을 돌리면서 가장 먼저 택한 작품이다. 신재효가 1880년대 개작한 '변강쇠전(가루지기타령)'이 원작이다. 신문 연재 작품 그대로를 복원한 '무삭제 완전판'이다. 전2권. 자음과 모음. 각권7,000원.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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