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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평화의 시" 큰울림으로 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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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평화의 시" 큰울림으로 퍼지다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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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동생 몸에 그리고 꽃피는 나무에 총을 쏘지 마세요."9일 저녁 전쟁반대 농성이 열리고 있는 서울 명동성당 '반전 평화 캠프'에선 한편 한편의 시들이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했다. 20여명의 시인 및 시민단체 대표들이 조용하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18편의 '평화의 시'를 낭송하며 전쟁없는 사회와 평화를 염원했다(사진).

환경재단이 마련한 이날 '평화의 시 낭송회'에서 환경운동연합 최열(54) 공동대표는 김용택 시인의 '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란 시를 낭독한 뒤 "전쟁 때문에 에너지와 식량이 바닥나고 산림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며 "전쟁은 무슨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낭송된 시들은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22일 전국민 평화염원 걷기대회에서 낭송된 '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시 마세요'란 시에 감동을 받은 최 대표가 한국일보에 제안해 '환경재단과 함께 하는 평화의 시'로 연재중이다. 현재까지 김용택, 최승호, 고형렬, 김정환, 신현림 등 17명의 유명 시인 작품이 평화를 갈구하는 그림과 함께 실렸으며 이번주까지 연재가 계속될 예정이다. 8일 '데려가소서'란 시를 발표했던 김상미(46·여) 시인은 "이라크의 어린아이와 여성 등 힘없는 사람들이 이번 전쟁으로 죽음에 내몰리고 있다"며 "미국은 이번 평화의 시 연재가 하루빨리 끝날 수 있도록 어리석고도 끔찍한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4일 '전쟁'이란 작품으로 전쟁의 비참함을 표현했던 최승호(48) 시인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낭송회에 참여한 시민들도 하나가 되어 평화를 염원했다. 회사원 이모(35)씨는 "평화를 바라는 대한민국의 메시지가 거대한 함성으로 퍼져 이라크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전달돼 전쟁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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