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 증시에서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해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9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이라크전 조기 종결 후 현대 계열사들의 복구사업 참여기대감이 퍼지면서 하락장 속에서도 관리종목인 현대상선과 현대상사가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현대건설도 2%이상 오르며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주가 급등은 현대건설이 이라크전을 앞두고 철수시켰던 쿠웨이트 근무인력 중 항만 공사현장 인력 3명을 현지로 복귀시키고 전후 복구와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호재가 됐다. 이와 함께 전쟁이 빨리 끝날 경우
해운업종의 업황이 좋아지고 종합상사의 수출환경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파문과 현대상사의 자본잠식 등으로 두 종목 모두 최근 하락폭이 컸다는 점도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현대그룹주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외적변수가 주가를 좌우한다는 점이 또다시 입증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들 종목의 강세가 막연한 기대심리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성 매매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팀장은 "건설업과 해운업의 업황 모멘텀이 살아있는 가운데 개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저가 대형주인 이들 종목에 매수가 몰리고 있다"며 "주가가 단기 급등한데다 기업실적 개선과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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