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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관리]류마티스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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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관리]류마티스 관절염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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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보통 관절염하면 뼈의 문제로 알고 있지만 전체 관절염의 10%에 해당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뼈나 연골의 노화 때문이 아니라 면역기능의 이상 때문에 오는 병으로 치료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요즘 대형병원에는 류마티스 내과가 따로 설치될 정도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정립돼 있다. 일차적 치료는 약물요법으로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이다. '관절염 약은 속 버린다'는 부정적 인식으로 자칫 치료를 늦추면 관절이 완전히 변형돼 일상생활에 더 큰 지장을 준다. 이 경우 정형외과 수술이 도움이 된다. 류마티스 내과와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 상 철 교수

흔히 관절염 혹은 류마티스라 하면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흐리고 추운 날 관절이 쑤시고 시린 신경통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 이를 정의하면 '관절, 뼈 및 근육등에 이상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지 그 자체가 병명은 아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관절염을 일으키는 병은 10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세분되었다. 관절염은 노인에게만 오는 병이 아니라 모든 연령의 여성 및 남성, 심지어는 아주 어린 아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면역계 이상으로 인한 염증질환

류마티스 관절염은 100여 가지나 되는 류마티스 질환중 하나로 가장 대표적으로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단순한 염증이라기보다는 신체내 면역계가 잘못되어 발생하는 면역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관절의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잘못된 면역반응에 의해 관절을 둘러싼 활액막이 양성 암처럼 증식하고 이로부터 여러가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나와 연골이 파괴되고 뼈도 파괴되는 병이다. 대부분의 관절염처럼 류마티스 관절염도 75% 이상 여성에서 발생한다.

초기 증상은 다양해 온 몸이 쑤시고 기운이 없고 체중이 줄고 미열이 난다. 손가락 발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관절이 부어 오르고, 뻣뻣하고, 열이 나고, 아프다. 증상은 아침에 심하며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풀린다. 팔 다리의 관절뿐 아니라 턱 관절에도 나타나 입을 크게 벌리기 힘들어 음식을 먹기 어렵고, 목 관절에 이상이 와 목을 좌우로 돌리기 힘들고 숙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목뼈를 제외한 척추관절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들은 장기간 지속돼 조기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이 파괴되어 불구에 이르게 된다.

혈액검사 X선검사 등으로 진단

병명이 관절염이기는 하지만 면역성 질환이기 때문에 관절 외 증상도 흔히 나타난다. 눈물샘이나 침샘에 염증이 생겨 눈물과 침이 나지 않아 눈과 입이 마르고, 목소리가 쉬고, 귀가 울리며, 폐렴, 신경염, 신장병에 이르기까지 어느 장기에나 말썽을 부리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흔히 피검사에서 류마티스가 나왔다고 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피검사의 류마티스 인자는 다른 병, 심지어는 정상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피검사와 X선 검사, 전문 의사의 진찰소견을 종합해서 진단해야 한다.

최근 위장장애 없는 약물 나와

아직도 많은 사람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불치병으로 생각하여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환자 100명 중 약 30명이 10년 후 불구가 되었으나 최근에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불구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쳐서 생긴 병이 아니고 면역조절기능이 잘못되어 발생한 병이라 내과적 약물치료가 원칙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면역조절제)와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위시하여 운동, 재활 및 수술 등 치료를 받으면 잘 조절될 수 있다. 치료제란 면역반응에 작용하여 관절 파괴를 억제하며, 소염제는 염증을 빠르게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최근엔 소염진통제의 큰 문제점이었던 위장장애 부작용을 거의 없앤 셀레브렉스, 바이옥스 등도 개발돼 훨씬 치료가 쉬워졌다.

유전공학적 치료 청신호

특히 최근에는 의학이 발달하면서 유전공학적으로 만든 주사치료약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서 쓰이고 있는 엠브렐, 레미케이드 등은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물질인 TNF-알파(종양괴사인자)만 선택적으로 막는 항체 치료제로서 기존 약제보다 훨씬 효과적이어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제의 문제점은 고가이고 이 역시 1∼2주에 한번, 또는 2∼3개월 한번씩 꾸준히 사용하여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고혈압, 당뇨병처럼 꾸준히 치료해야 하며 조기에 치료해야 효과적이다. 관절이 완전히 파괴, 변형된 후에는 수술로 조절해야 한다. 또 속설의 고양이나 지네를 잡아먹는 등의 비과학적 방법은 전혀 근거가 없으므로 이를 맹신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성 상 철 교수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성 활액막이 커져 관절액이 증가하고, 그 결과 여러 관절이 붓고 아픈 만성 질환이다.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활액막과 여러가지 염증세포로 된 육아조직(肉芽組織)에 의해 연골이 파괴되고 관절이 변형, 또는 뻣뻣해지게 된다. 발병원인은 관절의 문제가 아니라, 활액막의 이상에 있다는 점에서 연골의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과 구분된다. 질환의 직접적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체백혈구항원(HLA)이 관련된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된다.

좌우대칭적 관절염 특징

류마티스 관절염은 X레이검사 자가항체검사 혈액검사 요산검사 등을 다양한 방법을 종합해 진단을 내린다. 1987년 미국 류마티스학회에서 제시한 진단기준 7개 항목 중 4개 이상 나타나고, 관절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이라 진단한다. 이 기준은 아침에 15분 이상 관절의 뻣뻣한 증상 지속 세 관절 이상 붓는 증상 손의 관절염 대칭적 관절증세 류마티스 결절(結節) 혈청 류마티스 인자(RA factor) 방사선적 변화(골의 약화 소견, 관절연골의 소실 등)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세는 매우 다양하다. 여러 관절이 갑자기 붓고 통증을 느끼는 급성 관절염에서부터 몇 개월∼몇 년에 걸쳐 서서히 뻣뻣해지거나 변형을 초래하는 경우까지 차이가 크다. 보통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무릎 등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칭적인 관절 침범 증상이 특징적이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수술 치료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후 2년 이내에 약 60∼70%의 환자는 연골이 부분적으로 파괴되는 증상을 겪기 시작한다. 일단 연골의 파괴가 진행되면 이를 억제시키기가 어렵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약물요법과 적절한 영양 공급, 물리치료 및 휴식이 필요하다.

수술은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볼 수 없으나, 변형이 심하여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활액막 증식이 심해 관절의 파괴를 피할 수 없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한 관절에 생긴 변형이 이차적으로 이웃 관절의 변형을 초래, 심한 변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인접한 관절의 변형이 발생하기 전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관절의 파괴를 예방하거나,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리기 위해 실시한다. 또는 완전히 파괴된 관절에 대해 인공관절 치환술이나 관절을 굳히는 관절 고정술이 있다.

무릎과 손 수술

관절의 형태는 잘 유지되어 있으나 활액막 비대가 심한 경우 관절이 파괴되지 않도록 활액막의 부분 혹은 전체를 절제한다. 보통 6개월 이상 내과적 치료를 시행하고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 시행된다. 최근에는 상처를 절개하지 않고 몇 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을 하는 관절경 시술이 보편화하고 있다. 활액막 제거술은 통증은 완화시키나 관절운동을 좋게 하려는 목적으로는 하지 않는다. 활액막 제거술은 무릎관절에서 많이 시행된다. 무릎 관절의 변형이 심하면 보행에 큰 지장을 주게 되며, 이 경우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슬관절 치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손과 손목 관절의 침범도 흔하다. 증식된 활액막이 인대와 힘줄, 관절판을 파괴하여 손목의 엄지 손가락쪽과 새끼 손가락쪽의 변형을 낳는다. 또 손가락 마디가 굽는 변형도 많다. 손 수술은 정상 기능을 완전히 재건하기보다 현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팔꿈치 척추 고관절 수술

팔꿈치 관절에서도 활액막 제거술이 필요할 수 있다. 팔을 굽히고 펴거나 돌리는 데 제한이 있으면 보통 수술을 시행한다. 척추에서는 첫번째 두번째 목뼈사이의 부분 탈구가 흔하고 이로 인해 통증을 호소할 때 수술을 고려한다. 고관절(엉덩이)은 비교적 질환 후기에 심해지는데 활액막 제거술이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고관절의 파괴가 분명하다고 진단되면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한다.

수술은 통증을 덜어주는 등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류마티스 환자는 장기간 통증과 운동제한으로 주변 골조직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인공관절 치환술 도중이나 수술 후 골절이 발생할 위험도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분당 서울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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