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최근 4년 연속 보험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삼성·대한·교보 등 생명보험사 3강(强)구도에 이상(異常)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은 창업주인 신용호씨의 장남인 신창재 회장이 1996년 말 부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실적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업계 2위(수입보험료 기준) 자리를 부실보험사였던 대생에 넘겨준 데 이어 조만간 '빅3'체제에서 탈락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는 2001사업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수입보험료가 8조7,301억원으로 전년(11조4,071억원)에 비해 2조5,000억원 이상 감소, 대생(9조3,889억원)에 2위 자리를 빼앗겼다. 교보는 특히 작년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져 4∼12월 중 수입보험료는 6조5,346억원에 불과, 대생(7조2,428억원)에 크게 뒤졌다. 삼성은 수입보험료가 작년 18조8,151억원, 작년 4∼12월에 14조8,041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지급보험금 등)을 차감한 보험영업수지의 경우 교보는 외환위기 발생직후 보험해지 사태로 97년(이하 사업연도 기준) 6,297억원 흑자에서 98년 4,379억원 적자로 돌아선 후 2001년까지 4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1년에는 전년보다 적자폭이 2.4배나 커진 6,788억원에 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공적자금 수혈을 받은 대생은 보험영업수지가 98년 8,529억원 적자에서 99년 2,616억원 흑자로 돌아선 후 2000년 1조4,549억원, 2001년 1조993억원 등으로 흑자기조를 정착시켰다.
2002년 4∼12월에는 보험금 해지사태의 진정으로 3사 모두 영업수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교보도 1조1,553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대생(2조2,282억원)과의 격차는 1조원 이상으로 벌어져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의 실적 악화는 영업력의 급속한 와해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신 회장 취임 후 잦은 경영진 교체와 대규모 명예퇴직 등으로 인해 내부 조직의 갈등과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 영업기반 잠식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입보험료를 주식, 채권, 대출 등에 운용해 거두는 투자이익은 2001년에 삼성이 3조785억원, 대생이 1조5,985억원, 교보가 1조3,522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98년 2조1,329억원에서 9,457억원 늘었고, 대생은 98년 1조3,953억원 적자에서 3조원 가까이 호전됐지만 교보는 98년(1조6585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2001년)은 대생이 8,684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은 6,308억원, 교보는 1,287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교보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생보업계가 삼성·대생 등 '2강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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