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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둔화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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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둔화에 덜미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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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악화'에 발목 잡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은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고,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증시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9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4.18%나 하락하며 또다시 29만원 선이 무너졌다. 그동안 주가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사주 매입여력이 거의 소진되면서 외국인들의 매물을 받아내지 못해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7일 연속 순매도해 보유비중을 52.4%에서 51.4%로 줄였다.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올 상반기 실적 둔화 때문.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10%정도를 차지하는 플래시 메모리가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주지 못한 데다 휴대폰 부문도 지난해보다 부진하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이정 연구원은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1분기 플래시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8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6,3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대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데이터저장(NAND)형 플래시 메모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가 NAND형 공급량을 대폭 늘리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설비이전 등으로 생산이 주춤한 가운데 삼성전자에게 뺏긴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도 잇따라 낮추고 있다. 도이치은행은 삼성전자의 NAND형 부문 실적부진 등을 근거로 올해 주당순이익(EPS)을 7.5%포인트 낮추고 목표주가를 기존 52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PC시장이 아직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2분기 D램시장이 공급초과 상태여서 D램가격도 4월 말 이후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폰 내수 판매 감소 등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도 악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절적으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 이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 김경모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우려와 삼성카드 증자 부담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계절적 사이클을 살펴볼 때 하반기에는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이후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의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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