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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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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미인

입력
2003.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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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정철(1536∼1593)은 조선 중기의 시인으로 가사 문학의 독보적 존재이다. 그가 지은 가사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은 임금을 미인에 비유해 그리움과 충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 뒤 당대의 시인으로 꼽히던 이안눌(李安訥·1571∼1637)은 송강을 생각하며 이런 시를 지었다.

강가에서 누가 저토록 미인곡을 부르는가

외로운 배에 달빛 떨어지는 이 밤

그토록 임금을 그리던 한없는 뜻

세상에서 알아주는 이는 아가씨들뿐이네

―강효석 편저 '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에서

시를 가만히 새겨 보자니 엉뚱한 생각이 든다. '미인곡'이라니까 그때 아가씨들, 혹시 자신과 같은 미인을 노래하는 가사인 줄 알았던가. 아니면 그리움을 아는 사람의 애틋한 노래에 공감했던가. 사백여 년 뒤인 1975년, 가수 신중현의 '미인'이라는 '곡'이 '금지곡'이 된 것은 '가사' 저속과 '곡' 퇴폐라는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 때문이었다고. 오해도 아니고, 그 수준도 못 되고, 공감은 턱도 없었던 그 시절 아저씨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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