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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렴도 조사, 순위는 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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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렴도 조사, 순위는 왜 없나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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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가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해 발표한 것은 부패척결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각 중앙부처와 시·도를 포함해 지방교육청 공기업 등 71개 기관 민원인 3만여명을 상대로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청렴도 조사는 우리 행정역사상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그런데 정작 기관별 청렴도 순위를 밝히지 않고, 상·중·하 3개 그룹으로 나누어 발표해 알맹이가 빠져버렸다. 부방위는 "점수차가 크지 않고, 비교대상이 없으며, 이 정도로도 충분히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이런 조사는 할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순위 없는 청렴도 조사는 점수 없는 시험과 다를 것이 없다.

부방위가 청렴도 조사를 기획한 것은 순위를 밝혀 꼴찌 기관장에게 자극을 주고 일등 기관장을 격려함으로써, 공직사회에 깨끗하고 공정한 업무풍토를 조성하고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점수차가 적으면 적은 대로 의미가 있는 순위를 밝히지 않은 것은 부패방지라는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부정한 처사가 아닐까.

부방위는 71개 공공기관의 평균 청렴도는 64점 수준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며, 대민업무가 많은 기관일수록 부패지수가 높다고 평가했다. 보건 병무 교육 등은 민원인의 금품과 향응 제공자 비율이 1%대 인데 비해 소방 분야는 9.4%, 법무·경찰은 7.4%, 계약 분야는 6.4%나 됐다.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 관세청 같은 국민의 접촉빈도가 높은 기관이 청렴도 하위 30% 그룹으로 분류된 것은 국민의 체감지수와 일치하는 현상이다. 참여정부의 차별성이 부패척결에 있음을 인식한다면 기관별 업무영역별 점수와 순위 등 모든 정보를 밝혀 국민이 알게 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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