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조합원 부담금을 줄이고 분양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양가 인상을 부추겨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재건축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업체들에게 평당 2,500만원의 분양가를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추진위는 이와 함께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들에게 1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내게 하고 '참여규정 위반으로 입찰자격이 박탈될 경우 입찰보증금을 추진위에 귀속시킨다'는 규정까지 만들었다. 결국 삼성물산 대림산업 LG건설 등 건설업체들은 무리한 참여 규정에 반발, 7일로 예정됐던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조합원 부담금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재건축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가 대립하고 있는 잠실 주공4단지도 조합원들의 무리한 요구로 분양가가 들먹거리고 있다. 비대위측은 일반 가구수, 입지조건 등에서 잠실주공보다 유리한 도곡주공과 비교를 통해 평당 1,300만원대를 고집하며 조합원들이 재건축 부담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도곡주공 재건축 조합원들도 "강남 최고의 입지를 가진 단지에서 당연히 최고 분양가를 받아야 한다"며 평당 1,6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주장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는 "서울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땅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강남, 잠실, 이촌동 등 인기지역의 재건축이 본격 추진되면서 시공사보다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 인근 집값도 덩달아 뛰어오르는 집값 불안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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