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무이자 할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우가 지난 달 처음 시작한 이후, 정찰제를 고집하던 르노 삼성과 쌍용차도 이달부터 일부 차종 무이자 할부를 시작했고, 수입차 업체도 이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6년 만이다. 차업체 입장에서 무이자 할부는 막대한 금융부담이 수년간 이어지기 때문에 '최후의 판촉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자동차 업계의 불황이 심각하다는 증거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많게는 수백만원의 할부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국산차 최고 170만여원 인하효과
지난달 처음으로 원하는 금액만큼 1년간 무이자로 할부금을 낼 수 있는 '내맘대로 무이자할부'를 시작한 GM대우차는 이 달까지 무이자 할부를 연장키로 했다. 특히 무이자 할부 납부 한도를 당초 차량 가격의 70%에서 100%로 늘렸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라세티 LUX 최고급형 오토 모델을 4년 할부로 구입할 때 30%를 선수금으로 낸 경우 월 할부금이 첫 1년간 72만5,000원, 이후는 2만6,066원으로 정상 할부에 비해 총 123만2,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쌍용과 르노삼성은 기아가 '오피러스'를 새로 출시한 후 대형차 경쟁이 치열해지자, 고급 모델에 한해 무이자할부를 실시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달 한달간 체어맨을 최장 12개월 동안 무이자 할부판매하는 '업 다운(UP DOWN)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행사기간 중 체어맨 최고급 모델인 CM600S를 12개월 할부로 구입하면 월 할부금 299만1,667원으로 총 175만4,110원의 이자를 절약하게 된다. 르노삼성도 최고급모델인 6기통 SM5 VQ엔진(SM520V, SM525V)모델을 대상으로 선수금을 30% 이상 낼 경우에 한해 3∼10개월 동안 무이자 할부를 실시한다. 엄격한 정찰제를 고집해 오던 르노 삼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실시하는 차량 가격인하 행사다. 520V를 구입할 때 무이자 10개월을 선택하면 약 55만원이 할인되며, 5% 이자 36개월 할부를 선택하면 약 8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무이자 할부 판매 계획은 없다. 하지만 일부 모델에 대해 취득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깎아주는 등의 할부행사를 지난달에 이어 한달 더 연장하고 있다.
수입차 잘 팔리는 모델도 무이자
무이자 할부 경쟁은 수입차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BMW는 올 1·4분기에 206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3위를 기록한 530모델을 포함, '잘 팔리는' 5시리즈 모델에 대해 일정액 선수금 납입을 조건으로 최장 36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530i 이그제큐티브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선수금 3,900만원을 납입한 후 매월 127만2,222원을 납입하면 된다. BMW관계자는 "이번 무이자 할부 및 리스 행사로 약 6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역시 이 달 들어 무이자 할부 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폭스바겐 보라(차 값 3,280만원)의 경우 최저 선수금 680만원을 내면 36개월 동안 매월 약 73만원만 지급하면 마련할 수 있다. 개인 신용에 따라 다르지만 할부 이자비용 200만∼300만원 절약할 수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4월 한달간 전 차종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판매를 실시한다. 차량가격 5,250만원인 S602.4T의 경우 차량가격의 30%1인 1,575만원을 선수금으로 내고 36개월 동안 매월 102만원씩 내면 된다. 이 경우 소비자는 약 500만원 정도의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