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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즈오카/온천에서… 녹차밭에서… 호숫가에서… 후지산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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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즈오카/온천에서… 녹차밭에서… 호숫가에서… 후지산 삼매경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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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으뜸을 꼽으라면? 아마도 열 중 아홉은 후지(富士)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후지산을 직접 본 사람들은 많지 않다. 도쿄(東京)에서도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날은 1년 중 10일을 넘지 못한다. "후지산 여신(女神)은 일행 중 미인이 있으면 자신의 비경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가이드의 말에 아쉬움을 달래야만 한다. 시샘 많은 후지산을 꼭 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물론 후지산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일본에는 이런 말이 있다. "후지산에 오르면 후지산을 볼 수 없다."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후지산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곳, 바로 시즈오카(靜岡)현이다.일본 혼슈(本州) 중부 도쿄와 나고야(名古屋) 사이에 자리잡은 시즈오카현에서는 어디서나 후지산을 볼 수 있다. 해발 3,776m의 높이, 원추형의 미끈한 몸매와 웅장한 자태, 봄인데도 산허리까지 덮여 있는 눈, 쉴 새 없이 변하는 정상 부근의 오묘한 빛과 구름 등 후지산은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감탄사를 넘어 외경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유독 시즈오카에서 바라보는 후지산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의 역할 때문이다. 첫번째 조연은 온천. 알몸으로 노천탕에 몸을 담근 채 바라보는 눈 덮인 후지산은 몽롱한 기억의 태고적 신비를 떠올리게 한다. 머리 위로 무엇인가 떨어진다. 노천탕 옆 수령 50년의 벚꽃나무에서 떨어지는 꽃비에 신선도 부럽지 않다.

시즈오카현의 온천은 주로 동부지역인 이즈(伊豆)반도에 몰려 있다. 조그마한 일본 전통 여관부터 현대식 호텔까지 다양한 시설이 산재해 있고 가격대는 하루 숙박과 두 끼 식사(저녁은 일본 코스요리, 아침은 뷔페)를 합쳐 1만5,000엔∼3만엔(15만∼30만원)선. 예산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시즈오카 후지산을 돋보이게 하는 두번째 조연은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이다. 굽이굽이 물결치는 녹차밭 사이로 우뚝 솟은 후지산의 모습은 마치 녹차 바다 위의 흰 돛단배 같다. 일본 녹차의 5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녹차 생산에 가장 이상적인 지형과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품질과 양, 어느 면에서도 일본 최고라는 것이 주민들의 자랑이다. 특히 시즈오카시 키사쿠엔(喜作園)은 녹차따기 체험(1,000엔·1만원)과 녹차공장 견학(무료)은 물론 녹차요리 정식(4,000엔·4만원) 등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054-252-3688)

시즈오카 후지산의 대미는 호수다.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시 타누키(田貫) 호수에 가면 후지산이 2개이다. 원래 후지산과 물에 비친 제2의 후지산은 거대한 다이아몬드를 만든다. 특히 4월 하순과 8월 하순 후지산 정상에 아침 해가 떠오를 때에는 다이아몬드 양 꼭지점이 빛을 내는 장관을 연출, 세계 각지의 사진 작가들이 총출동한다.

달이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지구에 달맞이꽃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시즈오카현 관광교류실 야수모토 요시히로(安本惠洋)실장은 "온천과 녹차, 호수와 바다 등 시즈오카의 자연이 있는 한 후지산은 시즈오카를 떠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한다. 시즈오카를 찾는 발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즈오카=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시즈오카 여행법

시즈오카의 명승지를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국내 여행상품은 거의 없다. 아직은 지도를 들고 일일이 물어 찾아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아직 국제공항(2006년 개항 예정)이 없기 때문에 먼저 도쿄나 나고야로 가야 한다. 나고야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이 주 11회(매일 오전11시), 대한항공이 주 7회(매일 오후6시50분) 운항한다. 물론 JAL 등 일본 항공사편도 있다. 나고야에서 시즈오카까지는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新幹線)이 편리하다.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고 요금은 1인당 6,500엔(6만5,000원). 시즈오카역부터는 각 관광지행 버스를 이용한다. 문의 시즈오카 가이드(www.shizuoka-guide.com/korean/) 시즈오카현 관광교류실(054-22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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