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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美 승리선언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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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美 승리선언 쉽지않다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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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제거되면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7일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머문 것으로 지목된 곳에 대한 '외과적 폭격'이 성공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미국이 '전쟁 끝'을 공표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폭격 전 "미국은 이라크전 승리를 조기 선언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후세인의 체포나 사망에 좌우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생사여부가 전쟁 승리 선언에 있어 필요하지만 충분한 조건은 아니라는 미 전쟁 지도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전쟁의 성공적 완결을 이루기까지 여러 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사후 승인'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랍권뿐 아니라 전쟁에 반대했던 각국으로부터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전쟁이 전개되면서 미국이 '이라크 해방 전쟁'이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대량살상무기 발견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낸다 해도 승리의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럼스펠드 장관은 "오랜 압제에 시달리던 이라크 국민에게 조만간 자유를 선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라크 해방'은 후세인의 축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라크에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정부를 조속히 수립해 불안 요인을 없애야 전쟁의 진정한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남부 시아파, 중부 수니파, 북부 쿠르드족으로 갈라진 제반 세력의 갈등을 통합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독재자도 싫지만 외세도 배격하는 이라크인들에게 미군 주둔의 장기화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으로 비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는 후세인 잔존 세력의 게릴라전이나 테러 반격의 토양이 될 수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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