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다 목숨을 끊은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57) 교장과 차 시중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 사건의 발단이 된 기간제(임시) 여교사 진모(27)씨가 사제지간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예산군 교육청 관계자는 7일 "1988년 서 교장이 평교사로 예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진씨는 이 학교 학생이었다"며 "은사와 제자 사이인 두 사람의 재회가 결국 악연으로 마감돼 가슴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진씨의 초등학교 친구인 이모(27·여)씨는 "당시 서 선생님은 6학년1반 담임이었고, 진씨는 4반이었으나 매일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했다"고 회상했다. 진씨는 서 교장의 자살 소식에 큰 충격을 받고 이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외부와의 연락도 끊었다. 진씨의 어머니(58)는 "딸이 일주일에 3,4일씩 커피를 끓여 보온병에 담아 가면서 여러 번 푸념을 해 아빠가 '넌 커피 타러 학교에 가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학교 전교생 61명은 이날 아침 정상 등교했으나 1교시 수업 중인 오전 9시30분께 학부모 30여명이 교실에 들어가 "전교조 교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며 수업을 거부하고 자녀들을 데리고 귀가했다. 학부모들은 "8일 열리는 서 교장선생님의 영결식에 아이들과 함께 참석하겠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이 학교를 떠나지 않으면 9일부터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8일 서 교장의 영결식이 끝난 후 유족과 진씨, 전교조 관계자 등을 불러 본격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예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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