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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왜 전교조는 사과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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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왜 전교조는 사과하지 않나

입력
200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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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여교사의 차(茶) 시중 시비로 불거진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은 분열된 우리 교단의 황폐성을 보여준 충격적인 사례다. 경위야 어떻든 모범 교육자 한 사람이 그 시비의 와중에서 목숨을 버렸는데도, 그를 공격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측이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고, 교육당국은 수수방관하고 있어 사태는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자살한 서승목 교장 유가족이 차 시중 시비의 주인공인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해 수사가 착수된 가운데, 학부모들은 전교조에 항의하는 뜻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않아 학교가 텅 빈 상태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진상파악을 위한 어떤 노력도 없다. 다른 사안 같았으면 벌써 개입하고 들었을 사태에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에서 무사안일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서 교장이 유서를 남기지 않아 자살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경찰이 입수한 서 교장 친필 메모에는 그가 전교조의 공격으로 심한 압력을 느끼고 있었던 정황이 분명히 드러난다. 차 시중 시비와 전교조에 대한 서 교장의 언급을 문제 삼아 고압적으로 "똑바로 답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한 전화가 그 정황을 말해 준다. 교장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이른바 '투쟁'의 강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일이 이렇게 꼬이지 않았을 것이다.

전교조는 학교와 교육당국이 일선 교원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아 민주적인 교육을 할 수 없다던 지난 날의 목소리를 되살려 볼 필요가 있다. 회원이 아닌 한 교사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학교경영을 책임진 선배 교육자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교조는 서 교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지나친 행동을 사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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