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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게임으로 어린이환자 교육"/매년 캠프여는 정지태 고대안암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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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게임으로 어린이환자 교육"/매년 캠프여는 정지태 고대안암병원 교수

입력
200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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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육입니다." 매년 여름 천식캠프를 여는 고대안암병원 소아과 정지태 교수는 브루마블 게임을 이용한 천식 게임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원래 브루마블은 세계 각국 도시에 건물을 세우고 사용료를 받는 등 돈거래를 하면서 파산하지 않아야 이기는 게임. 이 게임판의 도시와 빌딩을 천식을 악화시키는 원인(집먼지 진드기, 감기, 온도와 습도의 변화 등)과 치료(기관지 확장제, 입원 등)로 대체해 천식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관리하고 돈을 모아 이기는 게임으로 만들었다."병원에서 주는 교육자료는 종이비행기로 날리기 일쑤입니다. 처음 천식캠프에선 강연을 했어요. 질문하라니까 '선생님, 언제 끝나요?' 하더군요. 몇 년 전 간단한 승경도 놀이를 해봤는데 너무 쉽고 단순해 그냥 외워버리더군요. 지난해 초보적인 브루마블 게임을 해봤더니 아이들이 밥도 안 먹고 하자고 해요."

정 교수가 게임을 섭렵하면서까지 천식 '교육'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고혈압이나 당뇨인 사람이 오늘은 괜찮다고 약을 안 먹습니까? 그래선 안 되는 만성질환이라는 것을 환자가 더 잘 알죠. 그런데 천식은 증상만 좀 나으면 약을 끊어버려요. 그러다 다음에 악화하면 더 많은 약을 써야 하고, 평생 천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시달리는 겁니다."

예전에 천식이란 '기관지가 수축되는 병'을 뜻했다. 즉 기관지 확장제만 쓰면 낫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천식은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붓는 병'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증상완화제(기관지 확장제)외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 필요하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이 없어도 '의사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꾸준히 약을 써야 천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실적으론 어렵지만 2년동안 증세가 없어야 약을 끊어도 좋다고 본다"고 말한다.

"3개월마다 일대일로 20분씩 반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봤습니다. 1년 만에 천식 환아의 입원률, 외래방문 빈도가 뚝 떨어졌습니다. 천식은 당뇨처럼 완치는 어려워도 조절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반복, 집중 교육이 우리 진료환경에서 하기 어렵다는 점이죠."

정 교수는 2,3분마다 다른 환자를 봐야 하고, 상담진료에 대한 보상이 없는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여전히 효율적인 교육법을 고민한다. 교육학이나 심리상담 전공자, 연극배우까지 동원한다. 천식인 아이를 캠프에 보낸 채 연락 끊고 여름휴가를 즐기는 부모, 지긋지긋한 기침소리에 잦은 부부싸움을 벌이는 부부, '전에 어떤 약을 먹었느냐'고 묻자 배낭 가득 먹지 않은 약꾸러미를 내보이는 환자를 보면서, '내가 저런 아이들을 방치해 두었구나'하고 가슴을 쳤기 때문이다.

"사실 캠프에서 오히려 의료진이 배운 것이 많습니다. '개를 기르는 친구 집에서 생일잔치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는 퀴즈를 내면 부모는 '어머니에게 말하고 친구를 집으로 데려온다'는 답을 고릅니다. 아이들은 뭘 고르는 줄 아십니까? 열이면 열 '어머니한테 비밀로 하고 친구 집에 간다'고 하죠. 의사들은 외래 진료때 설명한 걸 다 알아들었겠거니, 처방대로 따르겠거니 생각하죠. 아이들이 얼마나 약을 싫어하는 줄 모르고 증상이 안 좋아지니까 용량만 높이는 거에요."

정 교수는 "천식은 조절이 가능한 질병이며 교육되어야 할 질병입니다. 천식을 앓더라도 학교나 운동에 빠지지 않고 하고싶은 걸 모두 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 이번주는 천식주간

7∼13일은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가 정한 천식주간. 천식은 인구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1980년 어린이의 5.6%, 90년 10.1%, 97년 14.5%가 천식을 경험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조사에선 20대의 2.1%, 30대 3.8%, 40대 3.7%, 50대 4.9%, 60대 이상 11.8%가 천식환자로 나타났다.

천식의 3대 증상은 호흡곤란, 가랑가랑하는 숨소리, 발작적인 기침이다. 날이 추워지거나, 감기가 유행하거나, 봄철 꽃가루나 황사가 날리면 이런 증상이 악화하는 만성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유아때부터 나타난 천식은 6,7세쯤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생 지니고 산다. 그러나 천식 유발물질을 피하고, 약물치료를 하면 조절이 가능하다.

먼저 집먼지 진드기가 자라지 않도록 동물 털로 된 침구나 카핏, 먼지 나는 소파를 피하고, 애완동물이나 화분을 치우며, 집안을 깨끗이 유지한다. 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 후 천식이 일어나는 사람은 운동 전 증상완화제를 흡입한 뒤 운동 강도를 차츰 올려주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로는 증상이 나타날 때 빠르게 완화시키는 기관지 확장제와, 평소에 염증을 치료함으로써 천식증상을 예방하는 항염증제가 있다.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는 각종 부작용이 크게 알려져 장기 치료에 대한 거부반응이 크다.

그러나 요즘은 용량이 경구용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쓰기 때문에 걱정이 크게 줄었다. 최근엔 스테로이드에 잘 듣지 않는 환자를 위한 류코트리엔 길항제도 개발됐다. 약물치료는 증상이 없더라도 의사 지시에 따라 꾸준히 해야 한다.

/김희원기자

■ 기관지 천식 자가진단법

찬 공기, 흐린 날, 담배연기, 매연, 음식냄새, 칠냄새 등에 노출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들리거나 발작적 기침이 나곤 한다.

밤에 가슴이 답답하거나, 가랑가랑 숨소리가 들리거나, 기침이 발작적으로 나서 잠을 깬 적이 있다.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들리거나 기침이 한달 이상 지속된다.

운동 중 혹은 운동 직후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다.

직장에 근무할 때는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나 휴가때는 괜찮다.

봄이나 가을 일정 기간에만 기침이 한달 이상 지속되거나 숨이 차다.

시험 때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 숨이 차거나 가랑가랑한다.

가족 중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있고, 간혹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다.

한가지 이상 '예'라고 대답한 경우 알레르기 천식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으십시오.

도움말

서울대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

고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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