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2→64→63.' 무명의 벤 크레인(27·미국·사진)에게 생애 첫 우승의 대박을 안겨준 행운의 숫자들이다. 2라운드까지 1오버파로 컷오프를 1타차로 겨우 통과했던 크레인은 3, 4라운드에서 17언더파를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올 시즌 14번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의 슈가로프TPC(파72·7,259야드)에서 열린 벨사우스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크레인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99년 프로로 데뷔, 2년간 2부 투어에서 2승을 올리고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1승도 올리지 못한 신예. 13언더파를 기록중이던 선두 리 잰슨(미국)과는 7타차나 뒤떨어져 있었다.
이 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크레인은 신들린 샷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잰슨이 5오버파 77타로 무너지고 2위였던 봅 트웨이(미국)도 1타밖에 줄이지 못한 틈을 타 크레인은 마지막 홀(파5) 이글을 포함, 후반에만 7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이날 9언더파(63타)를 뿜어내면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을 차지했다. 63타는 98년 타이거 우즈가 세웠던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 크레인은 40번에 걸친 PGA 도전에서 첫 우승의 감격과 함께 72만 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프로 데뷔 이후 5년 동안 117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이 고작인 크레인에게는 생전 처음 만져보는 거금이다.
크레인의 주특기는 정교한 퍼팅. 홀당 평균 퍼팅수 1.715타로 지난해 4위에 랭크됐던 크레인은 이번 대회에서도 1.620타(1위)의 컴퓨터 퍼팅 실력을 과시했다.
한편 트웨이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전날 2오버파 74타의 부진을 이날 7언더파 65타로 만회,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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