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받으니 일할 맛 나네요."SK글로벌 분식회계와 카드부실 사태로 녹초가 된 금융감독당국이 모처럼 희색이 만면하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업무보고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격려성 '치하'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 1시간 50여분 동안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노 대통령은 "SK사건, 카드채 문제 등으로 인한 시장 혼란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했다.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기관들의 공동노력도 높이 평가한다"며 시종일관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정재 위원장을 격려했다.
대통령은 특히 카드규제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한 가운데 당국의 편을 들어주는 발언도 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 규제개혁위원회가 카드사의 길거리 회원 모집을 금지하도록 한 규제를 불허한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규제로 판단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카드부실의 화살을 규개위로 돌렸다.
대통령은 이어"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정책이라 해서 책임 묻는 일은 없을 것이다. 5년 동안 소신껏 일해달라"며 위원장의 임기(3년)를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들은 "카드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동네북 신세였는데 대통령께서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꿰뚫고 계신 것 같아 힘이 된다"며 사뭇 고무된 표정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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