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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라크 전후처리 "열강 제2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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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라크 전후처리 "열강 제2전쟁"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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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의 포성이 멎기도 전에 전후 이라크 통치 방식과 재건 계획을 둘러싼 열강의 각축이 치열하다. 미국은 전장에서 흘린 피의 대가를 확실하게 챙길 태세이고, 프랑스 러시아 독일 중국 등 반전국은 미·영 주도의 전후 구상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누가 전후 이라크 통치 및 재건을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는 연합국인 미국과 영국, 부시 행정부 참모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올 만큼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미국과 영국의 이견

전후 이라크의 통치기구 구성 문제는 7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리는 미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 특히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매파는 이라크 전쟁의 전리품은 피를 흘린 국가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전후 이라크 정부 구성 및 재건, 석유이권 분배를 주도해야 하며 유엔은 협력자로서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미 정부 내 이견을 조정하는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5일 "생명과 피를 바친 국가들이 이라크 전후 처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해 미국 입장이 유엔의 역할에 일정한 선을 긋는 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영국은 국제사회의 분열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유엔의 초기 개입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유엔에 보다 큰 역할을 부여하는 영국의 안을 받아들이도록 부시 대통령을 설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참전국의 유엔 역할 강조

미영군의 바그다드 함락이 가시권에 들면서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유럽의 반전 3개국은 부쩍 유엔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경제 재건의 참여를 모색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유럽 반전 3국은 4일에도 파리에서 3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이라크 전후 처리를 위한 연대를 과시했다. 이들 국가의 반전 기세는 훨씬 누그러졌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5일 "미영군의 승리를 지지한다"면서 "종전 후 이라크에 유엔평화유지군이 파견될 경우 독일군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4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게 프랑스 북부에 있는 2차 대전 영국군 전사자 묘지의 훼손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프랑스의 뜻은 이라크의 영국군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전후 통치 계획의 주도권 쥔 미 국방부

전후 이라크 통치 방식을 두고 미 국방부와 국무부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이라크 전후 통치 계획에 대한 주도권을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장 등 국방부 안팎에 포진한 신보수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린 파월 장관은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며 동분서주 하고 있지만 그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들이 만만찮다. 뉴욕 타임스는 국방부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전현직 외교관 7명의 이라크 재건 팀 지명에 제동을 걸면서 국무부를 견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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