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들이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 우려 등으로 경제불안감이 증폭되자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금융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금융지원 혜택은 지난해 공급과잉 우려를 낳았던 오피스텔의 경우 보편적인 분양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파트는 올들어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원 분양마케팅 경쟁
이 달 중 고양시 일산구 가좌 준도시 취락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벽산건설은 1월 인근 지역에서 중도금이자 후불제를 실시, 분양에 성공한 대우건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 업체는 분양가를 대우건설 수준으로 맞추고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융자 조건을 내걸기로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건설도 이 달 중 양주군 양주읍에 공급할 1차분 '양주 자이'아파트를 평당 400만원대의 저렴한 분양가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로 했다.
금융지원혜택은 지방 분양시장에서 더욱 활발하다. 현대건설은 부산 연산동에 분양하는 '현대홈타운' 아파트에 중도금전액 무이자 융자를 실시하며, 쌍용건설이 부산 해운대에 분양중인 '쌍용플래티넘' 아파트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서비스에 평당 380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를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후분양제
아파트 분양대금은 통상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이뤄진다. 분양대금의 20%를 계약금으로 낸 뒤 3∼5개월에 한번씩 분양대금의 10%를 6차례 납부, 총 60%를 중도금으로 내고 입주지정기간에 잔금 40%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집값 지불방식이 크게 바뀌어 계약금 5∼10%만 내고 계약금 10%를 중도금으로 이월시켜주거나, 중도금 60%를 이자후불 방식이나 무이자 융자방식 등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금융지원책이 동원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의 경우 아파트 계약자가 은행에서 대출 받는 중도금에 대한 이자를 건설사가 전액 부담한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분양가의 10∼20%에 해당하는 계약금만 내고 나머지 80∼90%는 입주시점에 내면 돼 사실상 '후분양제'와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준다.
유의할 점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건설업체들은 분양가에 이미 금융비용을 포함시켜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분양되는 아파트의 주변 시세와 마감재, 모델하우스, 향후 분양물량 등을 꼼꼼히 따져 적정선 이상의 마진을 챙기려는 건설업계의 잇속을 잘 가려내야 한다.
입주시점에 준비해야 할 목돈도 염두에 둬야 한다. 준공 후 입주할 때 집값 대부분을 한꺼번에 내야 하기 때문에 자금부담 문제도 사전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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