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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美 바그다드 시가전 양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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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美 바그다드 시가전 양상 전망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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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의 역사는 피의 역사였다. 골목 골목에서 재래식 무기로 맨 투 맨으로 싸워야 하는 시가전은 공·수 양쪽 모두에게 잔혹한 전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민간인의 피해는 재앙적인 수준이었다. 프랑스 AFP와 독일의 DPA 등 외신들은 미군의 바그다드 시가전이 1994년 러시아의 그로즈니 전투나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전개되는 이스라엘식 작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로즈니 시가전

러시아군은 1994년 말 분리 독립을 주장하던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점령하기 위해 체첸 반군과 교전을 벌였다. 그로즈니는 인구 35만의 비교적 작은 도시였지만 이 곳 지형에 익숙치 않았던 러시아군은 체첸 반군의 반격에 고전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1∼2개월의 훈련밖에 받지 않은 18∼19세의 병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예상 밖의 저항에 부닥친 러시아군은 그로즈니 외곽으로 퇴각했고, 이후 도시 전체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공략 방법을 전환했다. 이어 낮에는 시가 점령, 밤에는 외곽 퇴각을 거듭하다 2개월 후 그로즈니 중심가 점령에 성공했지만 러시아군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간인도 2만5,000명이 숨졌다. 그러나 수 개월 후 체첸 반군에게 다시 도시를 내주고 말았다. 미군은 러시아군과 달리 최정예 부대로 뛰어난 정보력, 정밀 무기를 갖추고 있어 바그다드 시가전이 그로즈니 전투의 재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이스라엘식 작전

USA투데이는 미군이 방탄조끼를 입고 사격 자세를 취한 채 가택을 수색하거나 도로를 봉쇄하는 장면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작전을 벌이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미 해병대가 바그다드 시가전에 대비, 6개월 전부터 이스라엘에게서 노하우를 배웠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테러 용의자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 내 마을이나 도시에서 무자비한 작전을 빈번히 전개하고 있다. 전투기와 중무장 헬기, 탱크 등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도시를 봉쇄하는 한편, 시가를 구역별로 나눠 수색을 펼치다 용의자 은신 지역으로 의심되면 '불도저'로 깨끗이 밀어버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의 '후에 시가전' 방식이 재연될 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미 해병대는 1968년 베트콩의 구정 대공세 때 점령된 후에 시를 탈환하기 위해 한달간 시가전을 펼쳤다. 미군은 게릴라의 건물 매복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자 수많은 가옥들을 무차별 파괴하며 야금야금 도시를 접수해 갔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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