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작가들의 작품이 영화화하거나 소설로 출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와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의 성공 덕분이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데뷔하는 작가들의 재미있는 글을 읽으려면 어떤 사이트에 가면 될까?PC통신 시절에는 하이텔과 천리안의 문학 게시판이 이러한 작가의 등용문이었다. '퇴마록'으로 유명한 이우혁씨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작가들의 등용문은 각종 유머 게시판으로 바뀌었다. 문학 게시판이 아닌 유머 게시판에서 작가가 배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의 내용도 가벼워졌고, '엽기적'인 설정이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유머 작가들의 활동 공간으로 대표적인 사이트가 '웃긴대학'(www.humoruniv.com)과 다음카페의 '유머나라'다. 51만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유머나라에는 다른 곳에서 퍼온 유머도 많지만 직접 지어낸 창작물도 많다. '연재소설'이나 '완결소설' 코너에 가면 여러 번에 걸쳐 연재한 인터넷 작가의 소설을 읽을 수 있다.
'웃긴대학'은 다른 유머 사이트에 비하면 디자인이 단정하지 못하지만 인기는 최고다. 작가들은 단순히 웃기는데 그치지 않고 따뜻한 감동도 주는 글들을 연재하고, 회원들도 매너가 좋은 편이다. 유머뿐 아니라 재미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만화 같은 자료도 있다.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글이 있는 '따뜻한 게시판', 마우스로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낙서장',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 게시판'도 놓치기 아깝다.
이런 사이트에 올리는 창작 유머들은 10∼20줄 사이의 짧은 것도 있지만 휠마우스로 한참을 긁어 내려가면서 읽어야 하는 긴 글들이 더 많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명보다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신상명세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인기 있는 작가들의 글에는 어김없이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기 마련이다. 작가들은 독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다음 연재의 내용에 반영한다.
누구나 인기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욕설 섞인 비판도 받을 수 있는 유머 사이트. 문법에 맞지 않는 통신 언어를 유포한다는 눈총도 받고 있지만, '문단' 소속 작가들의 추천이 없어도 또래들의 인정을 받아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최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