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성포탈 사이트 조사에서 여성 네티즌 2,119명 중 81.4%가 "가슴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크기가 작은 것(48.7%)이다. 이 같은 여성의 욕구를 반영하듯 유방확대수술은 계속 증가 추세이고 각종 기구, 식품, 화장품 등으로 가슴을 키우려는 유혹이 곳곳에 있다. 요즘은 성형외과 피부과 등에서 이러한 식품, 기구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품이나 기구는 대부분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하고, 유방확대수술은 부작용 위험이 없지않다. 다양한 유방확대방법에 대해 알아보자.◆식물성 에스트로겐 복용
6개월정도 복용하면 가슴이 1∼2컵 커져 6년정도 유지된다는 건강기능식품이 수입돼 최근 일부 개원의 체형관리클리닉에도 공급되고 있다. 파이토 에스트로겐이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주성분으로 호프, 보리, 맥아, 메밀 등에서 추출한 것이다. 한 대학병원에서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이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일부 가슴이 커진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임상을 맡은 교수는 "정확한 원인분석과 통계적 검증이 부족해 효과에 대해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파이토 에스트로겐은 인체 내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과 결합함으로써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효과가 에스트로겐에 비할 데 없이 약하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흔히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유방암 발생 등 기존 호르몬제의 부작용이 없다고 알려진 이유가 바로 효과 자체가 워낙 약하기 때문"이라며 "폐경기 전 여성에게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유방확대기구와 운동법
인터넷 쇼핑몰이나 우편 광고물 등에 빠지지 않는 것이 유방확대기구다. 가슴에 자극을 주고 흡입하는 기구인데 일시적으로 가슴을 크게 할 뿐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일부 성형외과에서 판매중인 확대기구도 있으나 임상결과 50∼100㏄ 커지는 정도다. 보통 150∼200㏄가 늘어야 가슴이 한 컵(A컵에서 B컵) 커지며 유방확대 수술에는 평균 250㏄의 보형물을 넣는다.
운동은 가슴 주위의 근육을 확실히 발달시킨다. 그러나 유방의 크기는 근육이 아닌 유선조직과 지방에 좌우되기 때문에 운동으로 가슴을 키울 수는 없다. 푸시업, 아령, 양손을 붙여 앞으로 밀어주는 운동 등은 유방 뒤에 있는 근육(대흉근)을 발달시켜 가슴둘레가 늘어난다.
◆바르는 크림과 마사지
역시 효과는 일시적이다. 각종 바스트 크림은 바르면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부은 듯한 확대효과를 보지만 곧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마사지 역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나 약간 가슴이 커진 느낌만 일시적으로 들 뿐이다.
다만 꾸준한 마사지나 운동, 기능성 화장품 등은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도움을 준다. 유방을 크게 할 수는 없지만 유방이 처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유방확대수술
겨드랑이나 유방 밑주름, 유륜, 배꼽을 절개해 보형물을 넣는 유방확대수술은 효과면에선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겨드랑이 절개는 겨드랑이에서부터 유방 아래까지 보형물을 밀어넣어야 하므로 수술부위가 넓어지는 부담이 있음에도 우리나라 여성들이 수술흉터를 가슴에 남기고 싶어하지 않아 가장 많다. 엠디클리닉 이상달 원장은 "유륜 절개를 하더라도 녹는 실과 인체용 본드를 이용해 피부를 봉합하면 수술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한다.
보형물은 '실리콘 부작용 파동' 이후 거의 식염수를 쓴다. 식염수는 새더라도 인체에 무해하고 소변으로 배출돼 안전하다. 식염수 92%와 포도당 8%를 섞은 하이드로겔이 보다 촉감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나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또 보형물을 대흉근 위에 넣는 방법과 아래에 넣는 방법은 각각 장단점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대흉근 아래가 유방 모양을 자연스럽게 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보형물의 위쪽 절반은 대흉근 아래로 넣고, 보형물의 아래쪽은 근육 위로 노출시키면 처진 가슴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수술 후 가장 흔한 문제는 보형물 주위에 딱딱한 피막이 만들어지는 것. 심하면 가슴이 위로 올라붙으며 단단해진다. 의사의 숙련도나 수술법과 무관하게 이물질이 들어옴으로써 생기는 문제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하루 5분씩 6개월간 마사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식염수 조절 수술법
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송지영 교수는 식염수 주입관이 연결된 보형물을 넣은 뒤 마취에서 깨어난 환자가 직접 가슴 크기를 조절하는 유방확대술을 실시한다. 송 교수는 "지난 2년반동안 69명의 환자에게 시술한 결과 의사와 환자 사이의 미적 견해 차이를 막을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주입관을 떼어낸 뒤 그 자리는 바늘로 꿰맨다.
실리콘 안에 식염수 주머니가 든 보형물인 더블루멘을 넣는 수술법도 있다. 보형물을 넣은 뒤 2∼3주에 걸쳐 피부에 노출된 주입구로 식염수를 넣었다가 나중에 약간 빼주면 그 사이 가슴의 피부조직이 늘어나있어 가슴 모양이 자연스러워진다. 가슴이 너무 작은 여성이 확대수술을 할 경우 보형물 경계가 오히려 눈에 띄는 결점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피부 겉의 주입구는 없앨 수 있다.
수술에는 부작용 등 위험부담이 따르므로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미국 미용성형외과학회는 만 21세 이전 수술할 경우 그 후에 수술한 환자보다 재수술 가능성이 20% 높다고 보고, 21세 이후 수술을 권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2월 18세 이하 여성에게 유방확대 수술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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