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공모(IPO)시장이 얼어붙었다.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번 달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주청약을 실시하는 기업이 한 군데도 없다. 지난달에도 국제일렉트릭코리아 한 곳 뿐이었다. 지난해에는 3∼4월에 19개사가 IPO를 실시한 것에 비교하면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셈이다.
이처럼 IPO시장이 위축된 것은 코스닥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스닥지수가 39선을 넘나들며 오르고 있으나 지난달에는 대체로 37선에 머물렀으며 사상최저치인 34선까지 근접했다.
지수가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IPO를 실시하면 해당 기업 및 주간사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 해당 기업의 경우 공모가가 낮아져 불리하고 등록뒤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우려가 있다. 주간사 입장에서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10% 이상 떨어지면 공모물량을 사들이는 시장조성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신규기업의 60%가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주간사 입장에서는 결코 무리해서 IPO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
덩달아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한 업체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3월말까지 등록예비심사 청구업체가 101개사였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6개사로 감소했다. 장이 안 좋아진데다가 코스닥위원회에서 심사과정에 청구기업측의 회계오류를 막기 위해 별도 회계법인에게 감리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추가하면서 심사청구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IPO시장 위축은 해외도 마찬가지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달말까지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3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5억달러에 비해 83.2%가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은 올들어 IPO를 실시한 기업이 4개에 불과했으며 금액도 5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75억달러에 비하면 93% 이상 급감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이라크전이 끝나고 증시가 회복세에 들어서야 IPO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실적이 공모가에 반영되는 하반기나 돼야 IPO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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