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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美 "이라크 임시정부" 수립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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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美 "이라크 임시정부" 수립 박차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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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르면 8일 이라크에 임시정부를 설립할 준비가 돼 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카타르 도하의 미국 관리들은 미 국방부 산하 '전후 이라크 재건과 인도적 지원실(ORHA)'의 책임자인 제이 가너 예비역 중장 주도로 임시정부가 남부 항구도시 움 카스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부에서는 바그다드 인근에 임시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나 이라크 전 지역 장악 여부와 상관없이 전쟁 승리를 기정사실화해 이라크의 민심을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전쟁이 끝나기 전이라도 미군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미국의 통치가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전후 이라크 임시정부 구성안은 아직 정식으로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의 주도권을 국방부에 줬다는 점에 미뤄볼 때 국방부의 이라크 통치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 안은 제이 가너가 이끄는 ORHA를 기본축으로 하고 있다. 가너는 2주 전부터 수 십 명의 ORHA 팀원들과 함께 쿠웨이트에서 머물며 이라크 통치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임시정부의 민간인 수장 역할을 할 가너는 이라크를 3개 행정구역으로 분할, 각 구역에 조정관을 임명해 통치할 계획이다. 남부지역 행정관은 퇴역 장성인 벅 월터스, 북부는 부르스 무어 장군, 바그다드의 중부는 1990년 쿠웨이트 주재 미 대사였던 바바라 보딘이 내정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임시정부의 활동기간에 대해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6일 "미국 중심의 연합군이 새로운 이라크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시정부는 이 기간 총선 등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국방부의 계획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과 독일 등이 이라크 재건의 합법적 권한이 유엔에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상원은 외국 지원의 주무부서가 아닌 국방부가 주도하는 이라크 재건 계획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고 국무부는 조기 임시정부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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