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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황사 올핸 "사스"동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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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황사 올핸 "사스"동반할까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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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봄날이지만 외출하기가 꺼려진다. 황사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 예년보다 더 많은 황사가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봄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모래먼지, 황사는 공업화로 인한 각종 오염물질까지 싣고 와 눈병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낳는다. 특히 요즘 중국을 중심으로 창궐하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가 황사에 섞여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황사먼지를 통해 SARS 바이러스가 옮겨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어떻게 생기나

황사란 중국과 몽골의 사막 지대나 황허(黃河) 중류의 미세 모래 또는 점토가 상승 기류에 의해 높이 떠다니다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일본 등으로 옮겨와 서서히 내려 앉는 것을 말한다. 황사는 매년 3∼5월에 중국 발원지에서 연중 20회 가량 발생하며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10∼30% 정도.

황사가 발생하려면 우선 먼지를 하늘 위로 떠올릴 수 있는 상승기류가 필요하다. 또 황사 발원지의 강수량이 적고 풍속이 강해야 하는 등 기후적 필요조건을 갖춰야 하며, 봄철 해빙기에 흙이 하늘에 떠다니기 적당한 20㎛(㎛=100만분의 1m) 이하 크기의 먼지로 부서질 수 있도록 지표면에 식물이 거의 없어야 한다.

황사가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것은 겨울 내내 얼어 있던 건조한 토양이 녹으면서 모래먼지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비가 오고 가을에는 땅에 식물이 뿌리를 튼튼히 내려 모래먼지가 생기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발생한 황사가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려면 고도 5.5㎞ 정도의 편서풍 기류가 우리나라를 통과해야 된다. 또 날아온 황사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낙하하기 위해서 하강 기류가 발생하는 고기압이 형성되어야 한다. 황사는 보통 우리나라와 일본에 가는 정도지만 1998년에는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강한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 서부지역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토양 산성화 억제

황사는 인체와 산업, 생태계를 크게 위협한다. 황사 입자가 눈 점막에 해를 끼치고 호흡기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와 폐에 붙어 병을 불러온다. 또한 태양 빛을 차단함으로써 식물의 생육에 장애를 일으킨다.

그러나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상청 예보관리과 정관영 기상연구관은 "황사가 발생하면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양이온이 급증해 산성비를 중화할 뿐 아니라 호수, 땅 등의 산성화를 막는 순기능도 한다"고 말했다.

요즘 우리나라 삼림의 토양은 pH5.2(중성은 pH7)로 산성화돼 있는 상태다. 이처럼 토양이 산성화되면 낙엽이 잘 썩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이 둔해져 식물 영양분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 토질이 산성화되면 각종 유기물을 흙 속에서 썩게 하는 미생물들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 황사에는 알칼리성을 띠는 석회, 산화 마그네슘 등의 물질이 있어 산성 토양을 중성으로 만드는데 기여한다.

황사는 바다 생태계에도 적잖이 도움을 준다. 주로 황토 성분인 황사가 바다에 떨어지면 적조가 발생할 때 바다에 황토를 뿌리는 것과 똑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황사에 포함된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은 어패류를 비롯한 해양 생물에 영양분을 제공하기도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황사 대처법

황사가 발생하면 눈병과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자들이 평소보다 20% 이상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황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개개인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 황사가 시작되면 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는 평소보다 3배, 각종 금속성분은 2∼10배 많다. 황사는 기도와 폐 점막을 자극해 기관지염,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하면 이를 닦거나 구강청정제로 입 속의 미세 먼지와 세균을 없앤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켜두고, 물도 많이 마신다. 기관지의 점액 섬모는 미세 먼지를 입 쪽으로 끌어올려 배출시키는데 구강과 기관지가 건조해지면 이 기능이 상실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황사가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흐르며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각막상피가 벗겨져 통증이 심하고 피가 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의상 안과 교수는 "초기 증세일 때는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가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출 후 생리식염수로 눈을 씻거나 인공누액을 넣는다. 콘택트 렌즈를 끼는 사람은 렌즈를 평소보다 자주 세척해야 한다.

피부 관리= 피부도 황사 속 먼지와 중금속, 건조한 대기로 인해 혹사당한다. 가려움증, 따가움 등이 생기고 심하면 열이 나고 붓는 피부염 피부알레르기가 생긴다. 피부 관리를 위해서는 화장보다 세안, 얼굴에 먼지나 중금속, 꽃가루 등이 남아있으면 피부알레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외출 전 노출 부위에 크림을 발라 보호막을 만드는 것도 예방에 좋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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