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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스공포… 증시에 불똥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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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스공포… 증시에 불똥튈까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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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확산으로 아시아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라크전과 세계 경기 둔화, 내수 침체, 금융 불안, 북 핵 문제 등에 이어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시장은 '사스 쇼크'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주 말 증시는 이라크전 조기 종결 기대감과 카드사 자구방안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주식 매수로 지수가 급반등,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전쟁과 사스 악재로 고전하던 항공·여행주 들도 일제히 올랐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와 일시적 수급호전에 따른 반등"이라며 국내에서도 사스가 발생할 경우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오현석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에 예상치 못한 사스가 증시에 또 하나의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다"며 "사스 공포가 정상적인 소비 및 투자 활동을 제한해 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사스 확산을 이유로 홍콩과 동남아 국가들의 올 예상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낮추고 있다.

사스의 부정적 영향은 홍콩 증시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소비 둔화의 또다른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항공·운송·여행·소비·유통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나증권 주익찬 연구원은 "사스 확산에 따른 운항 중단 등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올해 매출액이 각각 1.5%, 2.6% 감소할 것"이라며 항공사의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병국 연구원은 코스닥 여행주인 하나투어가 올 1분기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전체 영업수익의 60%를 차지하는 동남아 지역의 사스 확산으로 올 연초 추정치보다 13.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스 확산이 가뜩이나 어려운 이들 업종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철강재의 동남아 수출물량이 전체 수출량의 48%를 차지하는 포스코도 사스 영향으로 지난 주말 상승장 속에서도 1.09%하락하며 10만원이 다시 붕괴됐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좋지만 아시아 수출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사스 충격이 가세해 아시아지역 수요 업체들의 주문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사스 악재가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스 확산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과 종목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고려제약은 4일 자체 생산하는 펜타글로빈(Pentaglobin)이 바이러스를 중화시켜 사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독일 의료진의 견해를 공개해 주가가 상한가로 뛰었다. 일성신약 등 일부 제약주들도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와 홈쇼핑·택배·공기청정기·마스크 등도 사스 특수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러나 사스 확산이 우려만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NG는 사스를 '일회성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5월이나 6월 쯤엔 끝날 것"이라며 "사스가 경제 환경을 근본적으로 침해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이로 인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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