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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경제지표에 낙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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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경제지표에 낙담말라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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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시장은 이라크전 이전의 펀더멘털이라는 '냉정한' 현실과 이라크전 이후의 변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서로 맞서는 양상을 띠고 있다. 펀더멘털의 현실은 악화되는 경제지표들로 대변되고 있다. 문제는 시장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주식시장에 비해 움직임이 늦다는 것이다.일본의 경우 지금까지 경기 순환 과정에서 통계적으로 경기가 돌아서기 평균 6개월 전에 이미 증시는 바닥을 찍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경기지표는 단지 뒤에서 상승 전환을 확인할 뿐이지 선견성 있는 지표는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과거 경기순환 과정에서 살펴본 결과 경기 상승기에 주가는 경기동행지수의 저점에서 평균 2개월 후행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경기 동행지수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전 4개월 전에 경기 선행지수의 바닥이 확인되고 2개월 전에는 일자리 숫자의 증가가, 보름 쯤 전에는 제조업 가동률의 증가가 나타나곤 한다. 경기 동행지수의 저점 확인에 뒤를 이어 산업생산의 증가가 한 달 정도 뒤에 나타나고, 통화량 증가가 한달 보름 뒤, 주가가 두 달 뒤에 바닥을 찍고, 3개월 후에는 금리가 상승으로 전환하고 실업률의 의미있는 변화는 6개월째에 진행된다.

주가가 실물 경기의 변화에 6개월 정도 선행할 것이라는 상식과 조금 차이가 있는 결과이긴 하다. 그렇지만 각각의 경기 순환을 살펴본 결과 현재로 올수록 주가가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증시가 실물 경제를 비추는 거울 역할에서 발전하여 실물 경제의 앞날을 비추는 전조등의 역할을 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엿보게 한다.

증시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을 버텨내면서 활발한 손바뀜 현상을 소화해내고 있다. 이라크전 전황에 따라서는 상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증권사 오너 자리까지 올라섰던 어느 일본의 젊은 애널리스트가 1953년 2월 11일 일본 신문에 "오동잎 한 잎 떨어져 천하의 가을을 알린다!"로 시작하는 예언을 기고한 일이 있다. 그 이후 주가는 거짓말같이 폭락의 길을 걸었으며 '오동잎' 이야기는 지금까지 바다 건너 우리나라 증권계에서까지 자주 인용되고 있다.

지금 시장은 그 반대되는 대사를 기다리고 있다. 경제 지표에 절망하기보다는 어딘가에서 움트고 있는 증시의 봄을 믿고 기다려 볼 때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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