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갈피/ 어린이도서 '歐美 편식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갈피/ 어린이도서 '歐美 편식증'

입력
2003.04.05 00:00
0 0

이탈리아 중북부 고도 볼로냐에서 매년 열리는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은어린이책 출판의 세계적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이자 판권을사고 파는 상담이 이뤄지는 거대한 견본 시장이다. 5일로 나흘 일정을 접는 올해 제40회 행사에도 전세계에서 출판 관계자들이 몰려 들었다.한 바퀴 휙 둘러보기만 해도 녹초가 될 만큼 드넓은 박람회장 안에서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IBBY)와 뮌헨국제어린이도서관의 부스를 발견했다. 출판사별 또는 국가별 부스와 달리 이 두 기구는 매년 볼로냐에서 아시아와 남미, 중동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책을 나란히 전시,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IBBY는 어린이책을 통해 국가간 이해를 돕고 특히 개발도상국의 어린이책발전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뮌헨국제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ㆍ청소년 문학 분야의 세계 최대 도서관으로, 세계 각지의 출판사로부터 원서를 기부 받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낯선 문자로 인쇄된 다양한 책들이 아이들을 더 넓은 세계로 이끌 것임을 생각하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어린이책은 최근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미국과 유럽 몇몇 나라의 것이 대부분이어서 문화적 다양성과는 거리가 먼편식증에 빠져있다. 동시에 순수 국내 창작물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다. 이처럼 균형 잡히지 않은 독서 환경에서자란 아이들이 민족적 자부심과 세계시민다운 감수성을 겸비하기란 힘든일이 아닐까.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꽃이라 할 일러스트레이션 전시회는 이런 생각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전세계 응모자 2,000여 명 가운데 선정된 신진 작가 126명의 작품은 나라와 민족마다 서로 다른 특성과 그런 개별성을 뛰어넘는보편적 미감을 펼쳐보인다.

이 작품들은 볼로냐 아동도서전이 끝나면 바로 일본으로 가서 1년 동안순회 전시된 다음 각 작가에게 반환된다. 이 행사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세계로 열린 창이 될 것이다. 세계는 넓지만 한국 어린이들이 책으로 만나는 세계는 여전히 좁다.

볼로냐=오미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