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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 최정예라던 공화국수비대 궤멸? 위장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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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 최정예라던 공화국수비대 궤멸? 위장퇴각?

입력
200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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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멸된 것인가, 위장 퇴각한 것인가.미군은 3일 바그다드 주변 카르발라와 쿠트에 포진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저지선을 3시간 만에 가볍게 돌파했다. 그렇다면 이들 2개 수비대는 어떻게 됐을까. 미군측은 이 같은 예상 밖의 조기 돌파를 맹렬한 공습과 과감한 지상공격 덕분으로 보고 있다. 공화국 사단들 가운데 카르발라 인근의 메디나 사단과 쿠트 주변의 바그다드 사단에 대해 하루 600회 이상 공중 폭격을 퍼부어 전투력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거의 무너뜨렸다는 것. 특히 최근 모래폭풍이 잦아들고 날씨가 쾌청, 공습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돼 이라크군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헬기와 전투기의 지원을 받는 미 지상군이 이날 노도처럼 공화국 수비대 방어선을 쓸어버려 단기간에 적을 섬멸했다는 것이다. 미군은 "며칠동안 병참 문제로 진군을 못했던 최전선 부대들에게 부대원의 사기를 고려, 공격을 명령했다"며 "바그다드 주변에 배치된 다른 수비대들의 격파도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아무리 타격을 입었다 해도 이라크군 정예 2개 사단이 미군을 향해 거의 반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라크측은 "미군이 궤멸됐다고 주장한 바그다드사단은 불과 17명만이 전사했을 뿐 온전하다"고 주장했다.

자브리 이라크 국방장관은 "미군의 우세한 공군력을 감안, 도시의 인구 밀집지로 끌어들여 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계산 아래 일부러 미군에 진로를 열어주면서 전략적으로 후퇴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군은 또 쿠트를 봉쇄하고 지나쳤을 뿐 후방에 이라크 저항세력을 남겨놓고 있어 언제든 병참선이 위협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군의 저지선 돌파를 2개 공화국수비대의 궤멸로 단정하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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