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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찾아"…포크 동호회 '바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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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찾아"…포크 동호회 '바람새'

입력
200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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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ㆍ50대 중장년층에게 통기타 반주의 포크 음악은 순수했던 청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서도 자리를 잡고, 내 집 마련과자녀 교육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 온 이들은 이제 조금씩 주위를 둘러 보게 될 즈음이다.그 옛날 기타를 치며 삶의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던 시절이 그리워질만하다. 그 때의 그 노래를 다시 부르고 싶고, 흘러가 버린 자신의 삶을되찾고 싶은 욕구가 밀려오기도 한다. 이들이 요즘 인터넷 포크 동호회에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것이 ‘바람새’(www.windbird.pe.kr). 4년 전 지류(紙類)유통회사 ACTS의 이성길 이사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포크를 감상하자는 취지로 만든 개인 홈페이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바람새 사이트에서 못 듣는 포크 음악이 없다”고 할 정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4만여 회원이 모이는 사랑방이 됐다.

박현수씨도 그 회원이다. 바람새 회원들의 음악 사랑은 매우 적극적이다. 음악 카페를 빌려 회원들이 소장하고 있는 추억의 음반, 영상자료 등으로 꾸민 ‘추억의 음악 감상회’를 열고,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숨어 지내는 예전의 인기 가수를 찾아내 무대에 세우기도 한다.

3월11일 부산에서 열린 ‘얼굴’의 가수 윤연선의 콘서트도 바람새 회원들의 작품이다. 팬들은 공연장 대관을 주선하는 데서 시작해 손수 플래카드를 만들어 무대를 꾸몄고 자동차 회사 엔지니어로 일하는 한 회원은 자비를 털어 음향 시설까지 제공했다. 6월께에는 김의철 윤연선씨와 ‘아름다운 것들’ ‘불나무’의 가수 방의경씨 등이 참여하는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포크송을 40ㆍ50대의 추억 속에 박제된 음악이 아닌 살아 있는 음악으로되살리기 위한 자료 수집에도 열심이다. 회원들은 각자가 소장한 절판ㆍ희귀 음반을 모으고 있다. 곽성삼 김의철 양병집 김민기 박인희 송창식 이정선 조동진 등 포크 가수의 음악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게시판도 운영하고,연도별 포크가요 DB도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다.

한 회원은 포크에 매달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제 경제적으로는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마음은 텅 빈 듯합니다. 내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여유와 낭만을 되찾고 싶어서요"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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