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샴페인 브랜드가 지적재산권 논쟁에 휘말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최근 재정경제부 관계자와 실무협의를 갖고 국내 주류 업체가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요청했다. 이들은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발효주'를 의미한다"며 "샴페인은 소비자들이 그 자체를 지역 명칭과 일체가 된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어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협정(TRIPs)'은 지역 명칭에서 유래된 브랜드를 '지리적 표시'로 규정해 지적재산권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고, 최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도 중요한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6년 10월 TRIPs 협정에 가입한 이후 국세청 고시를 통해 해태산업의 '부라보 샴페인' 등 10여 개의 브랜드를 없앴지만 '오스카 샴페인'은 아직 남아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역 명칭과 관련된 브랜드를 새로운 지적재산권으로 적극 수용하는 국제적 추세를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오스카 샴페인은 '선의로 10년 이상 사용해온 브랜드는 예외로 인정한다'는 조항에 해당하는데도, EU가 마지막 남은 국산 샴페인 마저 없애라고 압력을 넣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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