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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박2일/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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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박2일/변산반도

입력
200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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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벚꽃이 이번 주말부터 절정을 이룬다. 그리고 연휴다. 사람들이 남쪽 해안선을 따라 긴 행렬을 만들 것이다. 좀 튀어볼까. 서쪽 해안선으로 간다. 변산반도(전북 부안군). 예로부터 '춘(春)변산, 추(秋)내장'이라 했다. 변산의 봄볕이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바다와 산, 그리고 군침 흐르는 먹거리가 있는 전북 곶부리 변산반도는 봄이 아니라도 언제나 유혹적이다. 부안군청 (063)580-4191.준비

연휴인 까닭에 잠자리가 거의 동났다. 대형 콘도나 호텔은 없다. 가장 분위기가 좋은 숙소는 변산면 도청리의 변산통나무집(063-584-2885). 상호처럼 통나무로 만든 펜션이다. 예약이 거의 끝났지만 누군가의 예약 취소를 기다리면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안군에는 크고 작은 여관이 100개가 넘는다. 부안군청 홈페이지(www.buan.go.kr)의 관광안내 페이지를 클릭하면 지역별 숙소현황을 알 수 있다.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여행이다. 조금 이르기는 해도 물에 첨벙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여벌의 옷과 신발, 그리고 만약의 산행을 위해 등산화나 운동화 등 거친 땅을 걸을 수 있는 장비를 챙긴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정체가 없으면 서울에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부안IC에서 빠져 30번 국도를 타면 부안읍. 계속 30번 국도로 이동하면 변산반도다. 금요일 오후 일찍 출발한다면 보령 근처를 지날 때 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저녁 식사는 싱싱한 회로 한다. 변산반도는 낚시꾼들이 운집하는 곳으로 맛있는 횟감이 많이 난다. 격포, 채석강 등 유명 여행지에 횟집이 밀집해 있다. 회에 이어지는 매운탕. 애주가라면 소주 한 잔이 빠질 수 없다.

변산반도에서

변산의 대표적인 어패류는 백합. 살이 하얀 큰 조개이다. 아침 식사는 백합탕으로 한다. 맑고 시원한 국물, 여독과 숙취가 한꺼번에 해결된다.

산에 관심이 있다면 내변산으로 향한다. 부지런을 떨면 오전 중에 산행을 끝낼 수 있다. 내소사에서 출발해 직소폭포-월명암을 거쳐 출발지의 반대 방향인 남여치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4시간30분에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를 출발지에 놓았다면 하산지 관리사무소에 부탁해 택시를 부르면 된다.

변산반도의 여행법은 반도를 에두르는 30번 국도를 따라 가는 것. 북에서 남으로 간다면 변산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 채석강, 격포, 궁항, 상록해수욕장, 모항, 내소사의 순으로 돌아본다.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채석강과 내소사. 채석강은 바다로 드리워진 기묘한 바위 절벽이다. 시루떡을 잘라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썰물이면 바위를 타고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물때를 잘 알아놓아야 한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지어진 고찰. 단청이 입혀지지 않은 절집이 단아하다. 절로 들어가는 전나무숲길과 망울이 터질 듯 부풀어 있는 벚꽃이 아름답다.

저녁이면 무조건 바닷가로 나간다. 변산의 낙조는 정말 아름답다. 채석강과 변산해수욕장이 대표적인 명소이다. 두 곳의 분위기가 다르다. 채석강에서는 돌 위에서, 변산해수욕장에서는 모래밭 위에서 일몰을 맞는다.

오는 길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어제 아침은 탕이었지만 오늘은 죽이다. 백합죽은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기에 제격이다.

30번 국도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가면 넓은 염전이 보인다. 유명한 곰소염전이다. 한해 먹을 소금을 한 자루 사서 트렁크에 실으면 옆으로 다른 냄새가 유혹한다. 곰소는 젓갈 장터로도 유명한 곳. 거의 대부분의 어패류가 소금에 절여져 있다. 기웃거리다가 맛보고, 마음에 들면 한 바구니 산다.

부지런을 떠는 이유는 변산 주변에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가 많기 때문. 특히 절이다. 30번 국도는 보안면에서 23번 국도와 만난다. 좌회전, 살짝 8㎞ 정도만 북상한다. 개암사라는 출중한 절이 있다. 내소사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고찰이다. 물금바위라는 병풍 같은 돌봉우리를 배경으로 서 있다. 부안과 고창은 지척. 선운사가 있다. 동백으로 유명한 절이다. 지금 철이 지난 동백이 목을 툭툭 꺾으며 나무에서 떨어지고 있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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