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년 4월4일 영국 수학자 존 네이피어가 67세로 작고했다. 수학에 대한 네이피어의 가장 큰 기여는 로그의 창안에 있다. 그의 로그 탐구는 1614년 저서 '경이적인 로그 법칙의 기술(記述)'로 열매맺었다. 로그는 흔히 대수(對數)로 번역된다. a가 1이 아닌 양수이고 x가 a의 y제곱일 때, y는 a를 밑으로 하는 x의 로그라고 정의된다. 이 때 x를 y의 진수(眞數) 또는 역대수(逆對數)라고 한다. 또 x와 y 사이에는 함수 관계가 있으므로 y를 x의 로그함수라고 부른다. 반면에 y가 a의 x제곱일 때, y는 x의 지수함수라고 불린다. 그러므로 로그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 곧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역할을 서로 뒤바꾼 함수다.네이피어는 동료 수학자 헨리 브리그스와 함께 10을 밑으로 하는 상용로그표를 만들다가 완성시키기 전에 죽어 이 작업은 '경이적인 로그법칙의 구조'(1619)라는 유고로 출판됐다. 브리그스는 네이피어가 죽은 뒤에도 이 작업을 이어나가 1624년 '로그 산술'이라는 저서로 집대성했다. 그래서 상용로그를 브리그스 로그수라고도 부른다.
로그의 발견은 큰 수의 계산을 쉽게 만들었던 터라, 그 즈음 힘을 키우기 시작한 천문학에 쓸모가 많았다. 실은 네이피어와 브리그스도 천문학자를 겸했다. 브리그스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천문학을 가르친 정통 천문학자였던 데 비해, 네이피어는 주로 예언에 관심을 지닌 점성술사에 가까웠다. 네이피어와 브리그스는 또 구면삼각법에서의 탄젠트 정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공식 넷 가운데 둘은 네이피어가 발견하고 나머지 둘은 브리그스가 발견했지만, 그 넷을 뭉뚱그려 네이피어의 공식 또는 네이피어의 정리라고 부른다. 네이피어는 소수(小數) 기호를 처음 도입한 사람이기도 하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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