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진격을 앞둔 미·영 연합군에게 사막의 더위가 복병으로 떠올랐다.지난 주 모래폭풍에 발목이 잡혀 진격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던 연합군에게 섭씨 4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는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만큼이나 힘겨운 요소다.
미국 언론들은 기상 당국의 전망을 인용해 이라크 중부의 낮 기온이 4월 들어 급속히 치솟아 4일엔 38도, 일요일인 6일에는 41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막에서 섭씨 40도의 기온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턱에 차는 날씨이다.
더구나 바그다드 외곽부터 화학전에 대비해 방호복을 입은 연합군으로서는 더위는 결정적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USA 투데이는 영국군 장교의 말을 인용해 "병사들에게 하루 6리터의 물을 제공해야 하는데, 방호복을 착용할 경우 15리터까지 필요할 수 있다"며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15분 작전 후 30분은 쉬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군은 이에 대비해 캘리포니아 남부 사막에서 훈련을 받아왔으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병사들이 얼마나 버틸 지 알 수 없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병사들이 방호복을 착용하면 더위를 더 느낄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어떤 날씨에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전장에서 지배적인 세력이므로 전투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며 "날씨가 약간 지장을 주긴 하겠지만 전진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해군 관측소 관계자는 "초승달이 뜨는 1주일 간 심야를 이용해 4∼6시간 정도 작전을 할 수 있다"며 "어둠은 연합군의 탁월한 야간 장비를 이용할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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