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강력히 반대해 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사진)는 2일 전쟁을 주도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사악한 자'로 비유하는 등 전쟁 강행론자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라크 전쟁을 지켜보며 토해낸 교황의 호소를 정리했다."성 요셉이 모든 인류, 특히 이 시간에 전쟁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화합과 평화의 귀중한 선물을 내려 주십시오."(3월19일)
"미국 주도의 공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라크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친밀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 순간 (성모 마리아) 당신으로부터 평화의 선물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쟁 희생자와 가족들을 당신에게 맡깁니다."(3월23일)
"이번 전쟁에 대한 깊은 우려와 커다란 고통을 표명합니다. 국가간의 분쟁을 전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유엔 헌장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그에 앞서 인류 대부분의 양심에 의해 거부됐습니다"(3월25일).
"미국주도의 이라크전쟁이 세계의 종교적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른 종교적 신념 사이에 형성되는 분열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들이 취해져야 합니다. 이라크 전쟁이 자칫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광범위한 충돌을 촉발시킬 수 있습니다. 전쟁이 세계의 종교를 분열시키도록 허용해서는 안됩니다."(3월29일)
"하느님이 사악한 자들의 손에 역사를 방치한 듯이 보여도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하느님의 침묵은 역사를 방기하는 것 같은 부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침묵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정적 개입의 전주곡에 지나지 않습니다."(4월2일)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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