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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에 "사스 경보"

입력
200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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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괴질 경보'가 발령됐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데 이어, 미국 증권가에서도 괴질에 따른 경기 침체와 증시 부담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더블 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의 주창자인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3일 "SARS 등 불확실성이 세계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며 괴질을 '세계 경제용 관에 박힌 또하나의 못'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SARS가 세계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미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세계경제 전망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페레그린은 이날 "괴질이 이라크 전쟁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하고 아시아 각국의 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4∼1.5%포인트씩 낮췄다.

메릴린치도 "SARS가 아시아지역 경제의 활력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괴질이 만연할수록 여행과 항공업계를 필두로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지의 소매업과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괴질을 이유로 아시아 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뉴욕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괴질에 의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행·항공 기업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다 동남아지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반도체·통신장비 등 기술주 기업과 화장품 업체, 의료기기업체등은 생산 차질로 실적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인텔의 경우 아직 괴질 확산에 따른 동남아 지역 생산에 차질은 없지만 대만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기술 컨퍼런스를 취소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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