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 언제까지 갈까."연초 이래 계속돼온 외국인 매도세가 최근 강도와 속도를 더해가자 이라크전쟁 조기종결 기대감에 따른 개인의 매수세와 증시의 일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의 강화는 이라크전쟁 변수에 좌우돼온 세계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에서 북핵 위기 증폭 가능성과 카드채 불안 등 이른바 '코리안 리스크(Korean Risk)'가 본격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국가신용등급 불안 및 북핵 위기 처방이 가시화할 5월까지는 외국인의 추세적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주일새 7,000억원 이상 순매도
외국인은 거래소 시장에서 지난달 28일 이후 3일까지 5 거래일째 6,400억원 이상의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매도세는 일일 순매도액이 1,000억원대를 휠씬 넘는 대규모라는 점과 뉴욕증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매도를 멈추지 않는 점 등이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액은 3일 현재 1조4,300억원 규모. 1월에 3,179억원을 순매수한 이래 2월 6,466억원, 3월 7,168억원에 이어 4월 들어 불과 사흘만에 3,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5일 이상 평균 1,000억원 이상의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기는 처음이다.
단기 카드채, 장기 국가신용등급 불안이 배경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한 단기 변수는 'SK글로벌 쇼크'에 이은 카드채 불안.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이후 외국인 매도세는 카드사 증자 부담을 안게된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현대차 등에 집중됐다"며 "이들 3개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전체 거래소 순매도 금액의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 변수 보다는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좌우할 중장기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이라크전쟁 이후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여부는 국내 경기, 금융시장, 북핵 위기 대처 방향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의 또다른 전문가는 "4월말께로 예상되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등급 조정 여부가 국내증시를 좌우할 중장기변수"라며 "이런 점에서 정부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오히려 더욱 고조되고 있는 점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북핵 위기 가시적 대응 서둘러야
증시에서는 국가신용등급 조정 여부와 관련해 2월11일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두단계나 낮춘 무디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2일 토마스 번 무디스 부사장이 우리 정부의 낙관과 달리 "플루토늄 재처리나 추가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을 경우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한 점을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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