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보건기구(WHO)는 3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 지역으로의 여행자제를 권고하고 역학 조사팀을 사스 진원지인 광둥 지역으로 급파했다. WHO는 "항공 여행객을 통해 퍼지는 사스를 차단하기 위해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며 "4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팀이 광둥에서 활동을 개시했다"고 밝혔다.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사스에 감염된 중국 환자는 닭이나 오리 비둘기 등 조류와 접촉하거나 먹었던 사람"이라고 밝혀 이 질병이 조류 독감과 관련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사스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중국 정부는 3일 뒤늦게 국무원 상무회의를 소집, WHO 조사활동에 적극 협력키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일본 정부는 사스 창궐지역의 여행자제를 공식 권고했다. 중국 정부는 3월31일 현재 중국 전지역에서 1,190명(광둥성 1,153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 46명(광둥성 4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각급 학교에 대한 휴교령을 6일에서 21일까지로 연장했으며 태국 정부는 사스 발생국에서 출발한 국제선 승객 전원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뒤 이를 어긴 사람에게 최고 1만바트(28만원)의 벌금이나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홍콩과 중국, 베트남 주재 외교관 가족들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는 이날 창이국제공항 등에 의료진을 배치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으며 인도네시아는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말레이시아는 사스 감염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금지키로 했으며 스위스는 이날 자국에서 개최된 박람회에 중국과 홍콩 직원들을 출입시키지 않았다. 현재 사스 감염 환자 발생국가는 22개 국이며 감염자는 최소 2,325명, 사망자는 최소 78명으로 추산됐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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