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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진실 게임

입력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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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카 투르 지음·조현실 옮김 물구나무 발행·7,000원 초등 고학년·중학생

막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소녀들 사이의 우정은 어떤 모습일까. 그 또래 여자 아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일들을 부모나 교사가 눈치채기는 어렵다. 스웨덴 작가 아니카 투르의 청소년 소설 '진실게임'은 그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단서가 될 만하다.

열세 살 노라는 10년 단짝인 사비나를 만날 생각에 개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사비나가 달라졌다. 노라를 아는 척도 안 하고 거만한 부잣집 딸 화니하고만 어울리는 게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좋아하지도 않는 카린과 요나스가 노라와 친해지고 싶어한다. 카린은 가슴만 엄청 커서 놀림 받는 촌뜨기 '왕따' , 요나스는 말더듬이 남자애다.

노라는 괴롭다. 고민 끝에 사비나를 화니와 떼어 놓을 궁리를 하는데, 일이 꼬이는 바람에 카린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작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목가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여자 애들 사이에 은근한 또는 노골적인 말로 이뤄지는 폭력적 관계에 주목, 그로 인한 소외와 상처의 일그러진 모습을 절실하게 묘사한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 부모에 대한 반발 등 사춘기 소녀들의 예민하고 독특한 변덕 혹은 특성도 잘 드러내고 있다.

줄거리는 죄책감에 빠진 노라가 카린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는 데서 끝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내 이야기처럼 공감하다가 마지막 쪽을 닫으며 생각에 잠길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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