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가적 현안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처리함으로써 성숙하고 의연한 모습을 과시했다. 파병을 두고 시민들과 정치권이 격론을 벌이며 국론 분열상까지 보였지만 찬성쪽이나, 반대쪽 모두 나름의 일리를 갖는 진지한 고민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나라가 진통을 겪는 어지러운 시국에서 의원들은 각자가 애국적 심정으로 표결에 임했을 것이다.동의안은 큰 표차로 처리됐지만 파병에 반대한 68표의 의미도 새길 만하다. 이번에 우리는 미국을 보는 시각과 국익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표출하면서 대토론의 장을 거쳤다. 어떤 일이든 찬반의 의견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활발한 토론과 민주적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치면서 그 이견들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이고, 국회의 이번 표결은 한 모범이었다.
대통령이 국회에 나와 국정연설을 통해 파병의 당위성을 직접 호소하고, 이를 들은 국회는 어렵지만 당당한 결정을 했다. 국가이익과 국민의 안위를 치열하게 고민한 행정부와 국회의 이런 국정운영이 다른 현안들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이라크전 파병은 북한 핵 문제라는 큰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 위해 필요한 한미동맹 관계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이제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국익을 극대화할 외교적 후속 대책과 전략 수립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는 전쟁에 국군을 파병하는 뜻을 정확하게 살려가야 한다. 전투병이 아닌 공병과 의료단을 보내지만 그 곳은 엄연한 전장이다. 정부는 병사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데에도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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