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의 유럽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1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한국만화특별전이 열린 이후 첫 수출 계약이 체결되는 등 유럽 지역에서 한국 만화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시공사는 최근 프랑스에 이정태의 '팬더모니엄'(전 5권)과 최윤열의 'ZERO TAKER'(전 3권)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앙굴렘 페스티벌 이후 프랑스에 한국 만화가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의 씨베데(SEEBD)출판사는 '팬더모니엄'과
'ZERO TAKER'의 화려한 그림을 높이 평가, 권당 1,800 달러의 미니멈 개런티를 지불키로 했다. 시공사는 이외에도 앙굴렘에서 접촉한 프랑스 3개 출판사와 수출 교섭을 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 소개된 우리 만화로는 일본만화 시리즈의 하나로 출판된 이현세의 '앤젤딕'과 '아마게돈'이 전부이다. 따라서 시공사의 이번 수출은 사실상 한국만화 이름을 내건 첫 유럽 수출인 셈이다.
이밖에도 현지 출판사의 한국만화 수입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프랑스 만화전문 출판사인 '삐까' 등 여러 출판사가 우리 만화를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2일 개막한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어린이 책 박람회의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트 85인'에 조재영 경민대 디지털 만화과 교수와 그림책 작가이자 번역가인 조은수씨가 선정된 것도 앙굴렘 페스티벌의 직접적 결과이다. 당시 한국만화 홍보를 위해 영어 불어 중국어로 제작해 배포한 '한국만화 가이드'에 조 교수의 '고향이야기'가 들어 있었는데 볼로냐 박람회 관계자가 동양화 풍의 이 그림을 보고 작품을 내라고 했다.
앙굴렘 페스티벌 이후 유럽 만화팬들의 한국만화 인식도 좋아지고 있다. 프랑스의 만화 관련 웹사이트는 이제 일본의 '망가'뿐만 아니라 한국의 '만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한국 만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여러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한국만화를 초청하려는 데서도 나타난다. 공식, 비공식으로 초청 의사를 밝힌 곳만도 벨기에의 브뤼셀국제만화페스티벌, 프랑스의 파리살롱,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등 7건에 이른다고 진흥원측은 밝혔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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