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 돈을 빌리고 이자를 주지 않은 채 장기간 갚지 않았을 경우에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행정지방법원 제3행정부는 문모(45·여)씨가 송파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인 문씨가 남편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1억원을 빌려 장기간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고, 일부 원금은 돌려주지도 않았다"며 "이는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문씨가 증여세 부과처분을 받은뒤 3개월이 지난 뒤에야 부모에게 돈을 모두 갚았다면서 증여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송파세무서는 2001년 문씨가 아버지로부터 1억원을 빌리고 3년이 지나도록 변제하지 않자 증여세 910만원을 부과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재산가의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린 것처럼 위장해 재산을 물려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세통합전산망(TIS)을 통해 개인별 납세자의 자금출처를 분석, 이 같은 편법증여에 대해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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