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스타는 영원하다."세계최강 클럽을 가리는 2002∼200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토너먼트가 8일(현지시간) 대망의 막을 올려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다.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잉글랜드의 자존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정면 충돌하는 등 정상을 향한 별들의 향연은 매 경기 명승부를 예약해놓고 있다. 유럽의 양강 리그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레알 마드리드·발렌시아·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A(유벤투스·AC밀란·인터밀란)가 각각 3개의 8강 팀을 배출한 가운데 맨체스터와 아약스(네덜란드)가 '반란'을 꿈꾸는 양상이다.
프리메라리가가 역시 최고 2연패(連覇)와 함께 통산 10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마드리드는 스페인 리그 1위를 달리는 등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해 우승 멤버인 지단과 피구, 라울, 카를루스 등이 건재한 데다 현역 최고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가세, 가히 '천하무적'이다. 호나우두는 "맨체스터는 우승 가도의 통과역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발렌시아는 '꿩잡는 게 매'라며 킬러를 자처한다. 지난 시즌 마드리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스페인 리그 패권을 차지한 발렌시아는 루페테 등 골잡이를 앞세워 8강 상대 인터밀란을 꺾고 내친 김에 2000, 2001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16강 리그(5승1무)를 포함, 챔피언스리그 최다인 14경기 무패행진중인 바르셀로나도 '두 얼굴의 팀'이라는 별명대로 "일을 내겠다"고 벼른다. 엔리케, 사비올라 등 막강 진용에도 불구, 국내 리그에선 9위에 머물고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절로 힘이 난다"며 11년만의 정상탈환을 선언했다.
'스페인무적함대는 없다' 세리에A 선두 유벤투스가 프리메라리가 타도의 선봉 역을 맡는다. 트레제게와 델 피에로 등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유벤투스는 "8강 상대 바르셀로나는 적수가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96, 97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데 이어 이듬해에도 결승에서 마드리드에 덜미를 잡힌 유벤투스는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고 확신한다. 밀란 형제인 인터밀란과 AC밀란도 '아주리 군단의 영광'을 부르짖고 있다. 특히 95년 결승에서 0―1 패배를 안긴 아약스와 8강에서 맞붙는 AC밀란은 왼발의 달인 히비우두와 인차기를 앞세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마드리드와 8강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맨체스터는 축구 종가의 명문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프리킥의 마술사 베컴과 득점 기계 니스텔루이의 한방이 폭발한다면 두려울 게 없다며 99년 이후 4년만에 다시 우승컵에 입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와 리트마넨(핀란드) 등 '외인부대'가 주축인 아약스는 빅 리그의 벽을 넘고 변방의 설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95, 96년 2연패를 맛본 아약스는 챔피언스리그의 들러리가 아니라며 정상권 재진입에 나선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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